▲백자 청화운룡문 항아리(왼쪽),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사진=문화재청)


삼성문화재단 소장 미술품만 3800여점, 국내 미술계 영향력 1위


[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삼성가 미술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삼성가 미술품은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중 한국 근·현대 작품이 3000여점, 해외 미술품이 800여 점에 이른다. 이 가운데 홍 관장이 소유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만 5점이나 된다.

홍 관장이 소유한 보물급 문화재는 '백자 청화운룡문 항아리'(보물 1064호),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보물 1422호), '청자 상감 '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보물 1382호), '청자 상감어룡문 매병'(보물 1386호),'청자 퇴화화문 주전자 및 승반'(보물 1421호)’이다.

[연속기획] 삼성가 보물창고 대방출 시리즈 그 두 번째는 홍 관장이 소유한 보물 5점이다.


▲보물 제1382호 청자 상감 '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사진=문화재청)



△보물 1064호 백자 청화운룡문 항아리(1991년 1월 25일 등록)


조선시대 만들어진 높이 36cm, 아가리 지름 15cm, 밑지름 15cm의 전형적인 항아리다. 수직으로 낮게 선 아가리에서 서서히 팽창되어 어깨부분에서 가장 넓어 졌다가 다시 서서히 좁아져, 밑둥부분에서 살짝 벌어진 형태를 하고 있다.


몸통 3곳에 커다란 꽃무늬 모양의 창(窓)을 만들고, 각각의 창 안에는 구름 속에서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푸른색 안료로 그렸다.


다른 문양은 없이 커다란 창속에 용만 그려 넣은 것이 특이하며, 문양 구성이나 병 모양, 유약 색으로 보아, 18세기 후반 경기도 광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보물 1422호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2004년 11월 26일 등록)


고려청자 전성기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는 듬직하고 힘 있는 형태에 대담한 표현의 면상감 기법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입술은 구연부의 끝에서 밖으로 완전히 젖혀지고, 짧지만 넓은 목은 곡선을 이루며 벌어져서 몸통의 크고 둥근 맛과 잘 어울린다.


어깨는 넓고 둥글게 벌어져 풍만한 양감을 보여주다가 저부로 내려오면서 완만하게 좁아들고 다시 굽 부분에서 살짝 벌어져 풍만하면서도 늘씬한 느낌을 준다. 몸통 중앙에 새겨 넣은 모란꽃 세 송이와 활짝 펼쳐진 잎들은 거의 빈 여백 없이 꽉 채우듯 백상감으로 나타내어 대담하며 거칠 데 없는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물 제1386호 청자 상감어룡문 매병.(사진=문화재청)



△보물 1382호 청자 상감 '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2003년 12월 30일 지정)


청자벼루는 현존하는 예가 매우 드문데, 이 작품은 정교한 상감문양에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간지와 제작자·사용자에 관한 내용이 새겨져 있어 특히 귀중한 자료이다.


긴 네모꼴 형태의 벼루 양 측면에는 흑백상감으로 모란당초문을 단정하게 새겨 넣고, 앞·뒷면에는 국화 당초와 구름 문양을 상감했으며 윗면 가장자리에는 음각의 뇌문대를, 안 바닥에는 ‘국화절지문’을 가늘게 새겼다.


밝은 녹청색을 띠는 유색은 맑고 투명하며 흑백상감 부분의 유약 층도 다른 부분과 특별한 변화는 없다. 접지 면은 유를 대충 긁어낸 후 사질 내화토를 열한 군데 받쳤다.


안 바닥 넓은 면 오른편으로 ‘신축오월십일조(辛丑五月十日造) 위대구전호정서감부(爲大口前戶正徐敢夫)’라 새겨 넣고, 왼편에는 ‘청사연대쌍황하사(淸沙硯壹雙黃河寺)’라는 명문을 백상감하였다. 여기서 신축년(辛丑年)은 1121년, 1181년, 1241년에 해당되는데, 유약의 상태와 상감문양 등으로 볼 때 1181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보물 1386호 청자 상감어룡문 매병(2003년 12월 30일 지정)


조선 초기의 전형적인 매병으로 구연이 그대로 외반 되고 어깨가 원과 같이 둥글며 허리가 가늘고 아랫부분이 넓게 벌어진 형태를 하고 있다.


몸통전체를 상단·중단·하단으로 나누고, 어깨 부분인 상단에는 변형된 연판문과 그 밑에 넓게 펼쳐진 여의두문대를 둘렀다. 넓은 몸통의 중단에는 얼굴은 용의 모습이며 물고기의 몸통을 한 어룡을 2군데에 새기고, 그 사이에 연화절지문과 작은 물오리들을 새겨 넣었다.


어룡과 같은 신비로운 소재와 연꽃과 물오리와 같이 일상적이며 서정적인 소재를 함께 배치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형태나 문양소재, 상감기법 등 고려청자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표현 방법에서 새로운 조선시대의 특징이 나타난 상감문양이 새겨져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보물 제1421호 청자 퇴화화문 주전자 및 승반(사진=문화재청)


△보물 1421호 청자 퇴화화문 주전자 및 승반(2004년 11월 26일 등록)


청자퇴화화문 주전자 및 승반은 주자와 뚜껑, 승반이 제격으로 갖추어진 완전한 한 세트로 작은 원판형 뚜껑에 주자의 몸통은 공처럼 둥근 구형(球形)을 이루었으며, 구연이 크게 외반된 승반은 안 바닥이 넓고 편평하게 만들었다.


문양은 미립으로 정제된 백토니(白土泥)와 자토니(裏土泥)를 붓에 묻혀 그리는 퇴화(堆花) 기법으로 그려 넣었다. 뚜껑에는 간략한 꽃잎을 그리고, 주전자의 앞·뒷면에는 활짝 핀 큼직한 화문(花文)을 활달한 필치로 그린 후 주구와 손잡이 등에는 흑색과 백색의 조화를 고려하면서 그렸다. 승반에는 외측면 세 곳에 일정한 간격으로 간략화시킨 꽃을 그려 넣었다.


둥근 몸통에 굵직굵직한 주구와 손잡이가 달린 힘찬 형태, 힘 있고 빠른 필치로 그린 문양, 투명한 회청색의 유색 등 12세기의 세련된 청자 양식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사진=왕진오기자)


※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누구인가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1945년 출생해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학사 졸업을 했다.


홍 관장은 자유당 정권 시절 법무부-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고(故)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딸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의 친누나로, 미술인이기보다는 재벌가 안주인으로 더 잘 알려져 왔다. 그러던 홍 관장은 1983년 현대미술관회 이사를 맡으면서 미술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1993년 삼성문화재단 이사를 맡으면서 미술계 전면에 등장했다. 1995년 호암미술관 관장에 취임했다. 미술관장 취임은 홍 관장이 삼성가에서 처음으로 맡은 중책이었다.


홍 관장은 2008년 삼성특검 당시 회사 비자금으로 수백억 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지적과 여론에 따라 관장 직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년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 리움 미술관 관장으로 함께 복귀했다.


홍 관장은 삼성특검 당시 미술품과 화랑이 △비자금 조성 △탈세와 자금세탁 △무자료 거래 △상속 및 증여 수단 등 각종 경제 비리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또, 홍 관장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해외 작품을 주로 구입하는 개인적 취향과 미술관이 지향하는 대외적인 이미지 사이에 상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홍 관장은 국내 미술계에서 수년간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히는 데다 근-현대 미술을 다루는 미술관과 박물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큰 만큼 그에 따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요구된다는 의미다. 좀 더 투명하고 공익적인 자세로 세상과 소통의 장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홍 관장은 일찍부터 우리나라 미술계의 큰손으로 유명하다. 2015년 미국에서 발행하는 유명 미술잡지 '아트뉴스' 선정 '세계 200대 미술품 컬렉터' 명단에 이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또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2011년 홍관장과 그림거래 규모와 관련해 "2009년 8월~2010년 2월, 다섯 달 사이에 납품한 그림 값이 781억 8000만원 어치”라고 주장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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