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 김소현이 또 해냈다. 꽃다운 17세의 어린 나이지만 더 이상 아역배우가 아닌 여배우로 불러야할 모습이다.


김소현은 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하는 KBS2 3부작 미니시리즈 ‘페이지터너’에서 윤유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소현이 맡은 윤유슬은 피아노과 1등을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는 피아노천재로,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 때문에 친구가 별로 없다. 뛰어난 재능을 숨기려 하지 않고, 자존심도 드높지만 엄마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착한 딸이다.


인물 설명만 놓고 보면 10살 때부터 연기를 해온 김소현에게 쉬워보일 수도 있지만 윤유슬이 극 중반부에 시각장애인이 되면서 연기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시각장애인 연기는 성인 연기자들도 어려워하는 것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스틱을 짚는 것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김소현에 앞서 시각장애인 연기를 했던 전도연, 송혜교, 김하늘 등 여배우들 역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선배들도 힘들어하는 연기를 김소현이 해냈다. 처음부터 시각을 잃었던 것이 아니고 갑작스럽게 시각장애인이 된 모습과 엄마의 아바타처럼 살았던 것에 대한 서러움과 후회 등이 김소현의 눈물을 통해 묻어났다. 김소현은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유슬 캐릭터에 몰입감을 높였고, 진심을 고백하는 그의 목소리는 공감을 사기 충분했다. ‘아역’이라는 타이틀보다 ‘여배우’로 불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정도의 연기력은 호평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10살 때 ‘전설의 고향’을 통해 데뷔한 김소현은 올해로 연기를 시작한지 햇수로만 8년이 됐다. 이후 김소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옥탑방 왕세자’, ‘보고싶다’, ‘아이리스2’, ‘너의 목소리가 들려’, ‘트라이앵글’, ‘냄새를 보는 소녀’, ‘후아유-학교 2015’와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착실하게 쌓았다.



드라마 ‘보고싶다’를 촬영할 때는 연기를 가장 헤매기도 했다. 당시 윤은혜의 아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김소현은 이에 대해 “감정을 잡는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다. 예전에는 우는 연기를 하면 슬픈 순간을 생각하면 됐는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조차 가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답답한 건 내가 어디가 안되는지를 아는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슬럼프를 겪었던 때를 설명했다.


매번 다른 드라마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김소현은 자신을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는 캐릭터 읽는 법을 몰라 감독님과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때로는 혼나면서 배웠다”며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우면서 조금씩 요령을 알았다.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이만큼 알게 돼서 다행이다. 난 연기력을 타고난 천재형은 아니기 때문에 노력과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이 아닌 노력하면서 버틴 시간이 지금의 김소현을 만든 것이다. ‘리틀 손예진’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대체불가’ 여배우로 자리매김하면서 김유정, 김새론 등과 차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소현은 “기대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보다 그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된다”면서 겸손해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소현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며 더 나은 길로 나아가고 있다. 영화 ‘순정’에서 김소현과 함께 했던 이은희 감독은 그에 대해 “현장에서 김소현을 ‘연기머신’이라고 불렀다”며 “연기 잘하고 예쁜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주연배우로서 작품을 임할 때 흔들림 없이 작품을 이끌어 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틀 손예진’으로 불리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를 모았던 김소현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여배우’로 발돋움 했다. 앞으로가 더 성장되는 김소현의 연기 인생에 어떤 캐릭터가 더 추가되고, 그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미디어팀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