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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고심 끝에 부산고 출신 윤성빈(19)을 택했다. 초고교급 잠재력을 지닌 윤성빈으로 마운드의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진출설이 나돌던 윤성빈과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ML 진출 시 1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소문이 돌던 윤성빈에게 롯데가 얼마의 돈을 안겨줄지 관심사다.
롯데는 지난 27일 1차 신인지명에서 윤성빈과 함께 경남고 좌완투수 손주영을 놓고 저울질하다 윤성빈에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195㎝의 키, 95㎏의 체중의 좋은 신체조건을 지닌데다 150㎞ 초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올해 11경기에서 2승2패, 방어율 4.22(31.2이닝 15자책점)로 기록만 놓고 보면 좋지 않지만, 잠재력을 보고 윤성빈을 지명했다. 실제로 기록 자체만 놓고 보면 손주영(9경기 2승1패 방어율 1.42)의 기록이 더 좋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윤성빈은 최고 153㎞의 강속구와 빠른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지며 고교 2학년때부터 청소년대표로 뽑히는 등 장래성이 뛰어난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했다. KBO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투수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지명배경을 밝혔다.
롯데는 윤성빈을 지명했지만 그의 롯데행이 확정된 게 아니다. 롯데 관계자도 “아직 계약이 남았다”며 말을 아꼈다. 윤성빈은 지명을 앞두고 ML 샌디에이고와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곳곳에서 ML 구단들이 윤성빈에게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說)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롯데는 윤성빈을 택했다. 윤성빈이 ML행을 택하면 1차 지명권을 날려버릴 수 있다. 이미 2001년 1차 지명했던 부산고 추신수(34·텍사스)를 시애틀에 뺏긴 적도 있다. 롯데는 윤성빈의 마음을 확실히 잡기 위해 적잖은 베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성빈 측이 ML에 도전하는 모험보다 롯데에서 프로 경험을 쌓고 ML에 진출하는 쪽으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 모르는 일이다.
롯데가 ML로부터 10억원 넘는 돈을 제시받았다던 윤성빈에게 어느 정도의 돈을 안겨줄까. 윤성빈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100%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그래서 롯데의 고민이 깊다. 이전 역대 신인 계약금 순위를 봐도 1위 한기주(10억원)를 비롯해 2위 김진우(이상 KIA), 유창식(한화, 현 KIA·이상 7억원), 5위 김명제(두산), 윤형배(NC·이상 6억원) 등이 아직 기대한 만큼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롯데는 2004년 김수화에게 역대 10위에 해당하는 5억 3000만원의 거액을 안겨주기도 했다. 김수화는 트레이드로 넥센에 보냈고 넥센에서 임의탈퇴됐다. 그렇다고 롯데가 윤성빈을 홀대할 경우 윤성빈은 미국으로 갈 수도 있다. 딜레마다.
최근 신인의 계약금 거품은 많이 빠진 상태다. 대다수 프로 감독들은 “최근 신인들의 계약금이 많이 현실화된 것 같다. 이전에 너무 많이 줬던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프로 3년 차로 올시즌 6승을 거두고 있는 롯데의 박세웅(21)은 신인 당시 입단 계약금으로 2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kt에 1차 지명된 박세진(19)은 2억 3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윤성빈으로 인해 신인 계약금이 다시 순식간에 치솟을 수도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역대 신인 계약금 순위
순위=선수(팀)=연도=금액
1위=한기주(KIA)=2006년=10억원
2위=임선동(LG)=1997년=7억원
=김진우(KIA)=2002년=7억원
=유창식(한화)=2011년=7억원
5위=김명제(두산)=2005년=6억원
=윤형배(NC)=2013년=6억원
7위=유원상(한화)=2006년=5억5000만원
=성영훈(두산)=2009년=5억5000만원
9위=조용준(현대)=2002년=5억4000만원
10위=이정호(삼성)=2001년=5억3000만원
=김수화(롯데)=2004년=5억30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