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그라운드를 한바퀴 돈 아두치, \'홈베이스를 온몸으로 훓었다\'\'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아두치가 2회초 무사 중전안타를 때린 후 두산의 실책에 편승해 홈까지 들어와 세이프되고 있다.2016.6.12. 잠실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금지약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31)를 결국 방출했다. 어쩔 수 없이 아두치와 결별했지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시즌 초반부터 아두치의 잦은 결장으로 고민하던 롯데 코칭스태프도 마음을 비우고 새 외국인 선수를 찾게 됐다. 들쭉날쭉하던 아두치보다 안정적인 선수가 온다면 오히려 순위싸움의 승부처인 7, 8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롯데는 지난 1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아두치를 KBO에 웨이버 공시 신청했다. 아두치는 지난 5월 21일 KADA 주관 도핑검사를 받았고 체내에서 금지약물인 옥시코돈 성분 검출로 이번 징계를 받게 됐다. 경기력 향상과는 관련없는 허리디스크 통증 완화 목적의 약물이었지만 미리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두치는 중징계 철퇴를 맞았다. 롯데도 그런 아두치와 같이 갈 수 없었다. 롯데는 KADA로부터 처음 아두치의 도핑 검사 결과 통보를 받은 지난달 24일 바로 아두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징계 결과 발표 전까지 아두치를 뛰게 할 수 있었지만 롯데는 치열한 순위싸움 중인데도 불구하고 도의적인 책임에 따라 그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롯데는 아두치의 징계 발표 후에도 바로 방출을 결정하며 사태를 봉합하는 빠른 일처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두치를 대신해 롯데에 합류하는 새 외국인 선수는 아두치 징계와 연계되지 않는다. 오는 즉시 바로 뛸 수 있다. 롯데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아두치를 방출한 이유다. 지난 시즌 효자 외국인 선수였던 아두치는 사실 올해 롯데에 적잖은 고민을 안겼다. 초반 감기몸살 증세로 경기에 자주 빠졌고 허리통증뿐 아니라 급성 장염 증세로 경기 도중 교체되기도 했다. 지난달 2일에는 자신의 타구에 오른 복숭아뼈 윗 부분을 맞고 6연속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당시 롯데 조원우 감독은 “아두치가 너무 자주 빠진다. 자신의 타구에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허리뿐 아니라 몸살, 장염으로도 빠졌다. 좋은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며 아쉬워했다. 아두치가 아주 부진한 것도 아니고 바꾼다고 아두치 정도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고민 속에 뜻하지 않게 아두치를 보낸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 미국 현지 스카우트의 선수 목록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아두치와 같은 외야수 출신만 고려하진 않는다는 방침이다. 1루수나 내야수 출신 거포를 데려올 수도 있다. 외야수 전준우가 오는 9월 중순 경찰야구단에서 돌아오기도 한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검토 범위도 넓히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기량이 좋은 선수가 있다면 외야수가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두치와 같은 외야수 출신 외국인 선수가 올 가능성이 더 높다. 내야는 새로운 1루수 김상호를 발굴했다. 초반 부상을 당했던 오승택도 후반기 돌아올 수 있다. 전천후 내야수 신본기도 제대한다. 하지만 외야는 전준우 복귀 때까지 이우민, 김민하 등으로 아두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당장 7,8월 순위경쟁이 급한 상황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내야수를 데려오긴 무리다. 조 감독도 “내야수가 올 경우 타격과 함께 수비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외야수는 타격 위주로 볼 계획”이라며 내야수 영입 전제조건을 더 까다롭게 내걸었다.

갑작스런 아두치 방출 악재를 만난 롯데지만 기민하게 대처해 상처를 잘 봉합했다. 이제 빠른 시일내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잘 데려와 상처에 새 살을 돋게하는 일이 남았다. 교체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롯데는 후반기 최고 복병이 될 수 있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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