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_8586
클래식오디오는 CD 재생시 헤드폰으로 연결해 들었을 때 가장 뛰어난 음질을 얻을 수 있었다.

LG전자 ‘클래식오디오’(모델명 CM3530)는 다분히 이중적 성격의 제품이다.
클래식오디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오디오에서 볼 수 있는 복고적 취향의 디자인이다. 오디오는 전자제품이면서도 과학기술의 진보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분야다. 오디오의 최종 결과물인 음질이 과거 LP시절보다 지금의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것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LP를 찾고 있고 과거 오디오 음에 대한 향수가 아직 진하게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클래식오디오의 디자인은 바로 오디오 황금시절에 대한 오마주와 향수를 담은 것이다.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CD플레이어의 위치다. 마치 LP를 재생하는 턴테이블을 연상시킨다. 고가의 CD플레이어에 많이 쓰이는 톱로딩 방식이다. 앞에서 CD를 넣는 프론트 로딩 방식의 CD플레이어보다 사용하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색다른 느낌을 준다. 톱로딩 방식 CDP에서 CD를 위에서 고정시키는 스테빌라이저는 보이지 않았다. 비용 부담때문에 제외시킨 것인지 몰라도 아쉬운 대목이다. CD플레이어 주변 상판의 색상도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다. 다른 색상이나 재질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DSC_8521
클래식오디오 안드로이드폰 도킹은 꽤 편리한 기능이다.

다양한 음악 장르의 CD 타이틀로 음질을 테스트해봤다. 가요와 팝은 가격대를 의심할 만큼 꽤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클래식도 해상도 등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이 기기의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귀에 부담을 주지않는 푸근하고 부드러운 소리다. LG전자측은 스피커 소재로 고강도 소재 아라미드 섬유를 적용한 진동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 영향인지 어학용으로 많이 출시되고 있는 10~20만원대 CD플레이어와는 음질의 차이가 많이 났다. 이 정도 음질이면 본격적인 음악 감상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클래식오디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바로 안드로이드폰 도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오디오 제조사들이 애플 아이폰·아이팟 도킹이 가능한 디지털오디오를 많이 출시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폰을 지원하는 오디오는 드물다.

DSC_8594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는 고음질 파일들을 클래식오디오 USB단자를 통해 음악을 들어보았다.

최근엔 24비트 192㎑ 고사양까지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스마트폰으로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 팬택 시크릿노트도 24비트 192㎑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다. 시크릿노트를 장착한 뒤 고음질 음원을 들어봤다. 확실히 MP3와는 차원이 다른 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CD재생과 음질을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CD 재생소리가 좀 더 풍성하고 편안했다. CD의 스펙은 분명 16비트에 44.1㎑밖에 되지 않는 데 말이다.
클래식오디오는 USB단자 등을 통해 다양한 외부 디지털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외장 하드에 있는 음악파일들을 재생해봤다. 고음질의 음원인 데도 기대만큼의 음질은 나오지 않았다.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고가의 DAC(디지털 아날로그 전환장치)부품을 장착하기란 어려웠을 거란 짐작을 해본다.
클래식오디오는 복고풍 디자인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가격대를 뛰어넘는 CD 음질과 안드로이드폰 도킹 등도 매력적이다. 가격은 39만9000원으로 비슷한 크기의 CD플레이어 장착 포터블 오디오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디자인과 음질은 가격 차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강헌주기자 lemo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