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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지난 7일, 일제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야놀자는 2016년도의 매출을, 여기어때는 지난달의 거래액을 각각 언급했다. 그런데 두 회사의 발표 자료를 분석해 보면 꽤 많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야놀자는 지난해(2016년) 매출액 684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016년의 매출은 2015년의 매출인 367억원보다 무려 86.3% 증가한 수치다. 그간 대중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중소형 숙박업소(모텔) 시장에서 12년간 개척하며 이룬 성과여서 더 값지고, 향후 성장세가 뚜렷하기에 더더욱 기대되는 수치다.
물론 아직 야놀자가 갈 길은 멀다. 매출이 70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최종적으로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야놀자가 아직 영업손실 상태인 이유는 누적 25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과, 이를 통해 IoT(사물인터넷), 매장 운영 시스템 개발, 프랜차이즈 호텔 122호 오픈, 하우스키핑 코디네이터 배출, 숙박 O2O 연합(얼라이언스) 창설 등 수많은 사업을 진행한 데에 따른 투자실적이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곧 영업이익으로의 전환이 기대된다. 음지의 숙박업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시스템에 대대적으로 투자했기에 영업손실 상태지만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월 단위 흑자를 내고 있어 올해 상반기 중 완전 흑자로의 전환이 가능해 보인다.
반면 여기어때의 모습은 야놀자와 사뭇 다르다. 여기어때도 야놀자와 같은 날 월 거래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월간 이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 MAU)에서도 200만명을 기록했다며 첫 ‘200-200’ 고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여행 숙박앱 통합 순위는 12개월 연속 1위라고도 말했다. 그런데 마케팅 비용을 높여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한 것은 맞지만 실적(매출액)은 거래액과 이용자 수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상태다.
우선 ‘매출’과 ‘거래액’의 차이를 살펴보자. 통상적으로 두 곳 모두 예약수수료를 약 10% 정도 받는다. 이 경우 여기어때 거래액에 200억원이라면 해당 월의 매출은 20억원이 되는 셈이다. 2월 7일의 200억 거래액은 연말-연초 성수기에 발생한 최대거래액이므로 연간(12개월) 매출로 계산할 경우 보수적으로 잡으면 200억원 미만일 가능성이 높다(지난해 여기어때가 밝힌 거래액은 1400억원이므로 연 매출액은 140억원으로 추정되며, 5월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광고 매출이나 기타 매출을 더하더라도 야놀자가 밝힌 684억원의 1/3 정도밖에 안 돼 보인다.
MAU로 들어가면 여기어때의 ‘허수(虛數)’가 보인다. MAU 숫자는 앱 접속자 숫자를 나타낼 뿐, 숫자가 높다고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여기어때는 MAU 수치를 높이기 위해 리워드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의심된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내 여기어때 앱과 함께 ‘자주 같이 사용하는 앱’을 분석해 보면 여기어때를 사용하기 전 2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앱이 대표적인 리워드 앱인 ‘캐시슬라이드’로 나타난다. 리워드 마케팅을 통해 쿠폰 등 혜택을 받고 접속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야놀자를 와이즈앱에서 검색했을 때는 자주 같이 쓰는 앱에 그러한 리워드 앱이 보이지 않았고, 또 다른 경쟁업체인 데일리호텔의 경우에는 여기어때와 마찬가지로 자주 같이 사용하는 앱에 캐시슬라이드가 노출됐다.
여기어때가 밝힌 지난해 1월 성수기 객실 예약거래매출은 200억원이다. 일반적으로 모텔의 이용 비율(대실 : 숙박)이 2:1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대실의 경우 2만원, 숙박의 경우 5만원선이므로 이를 환산해 보면 대실 매출액이 133억원, 숙박 매출액이 67억원 정도다. 이를 이용자 수로 나누면 각각 66만5000명, 13만4000명이 된다. 리워드 마케팅으로 앱 접속자 수는 200만회로 늘렸지만 실 매출 발생 사용자 수는 79만9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여기어때는 올해에도 흑자 전환이 불확실한 상태다. 그런데도 매출 684억원, 거래액 200억원이 묶여서 기사화되고 있으니 야놀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야놀자 관계자는 “리워드 광고로 잡은 MAU 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광고로) 숫자 만들어 1위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저 ‘1위’, ‘최초’라는 숫자에 집착해 따라하기에 급급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여기어때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을 평가할 때 회사의 성장가능성과 매출을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야놀자는 꾸준히 회계적으로 매출액을 발표해왔다. 반면 여기어때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거래액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MAU 수치로 1위를 따진다면 여기어때가 맞다. 하지만 매출로 1위를 따진다면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결국 여기어때가 1위라는 타이틀을 내걸려면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만들어진 한시적인 이용자 수가 아닌, 매출을 공개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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