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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와 벤탄쿠르, 오귀스탱. 출처 | 일본축구협회, PSG, 보카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루이스 피구(1991년) 티에리 앙리(1997년) 하비에르 사비올라(2001년) 리오넬 메시(2005년) 세르히오 아게로(2007년) 폴 포그바(2013년)….

지난 1977년 창설되어 2년마다 열리는 U-20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별’이 누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무대로 손색이 없었다. 마라도나부터 포그바까지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이 이 대회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당대를 주름 잡았다. 20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2017 U-20 월드컵에선 누가 신성으로 떠오를 것인가. 성인대표팀 승선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어린 선수들이 U-20 월드컵에 나설 시간도 없이 곧장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을 뛰는 일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대성의 꿈을 품고 한국의 그라운드를 누빌 ‘영건’들이 즐비하다.

한국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가 속한 A조 못지 않게 ‘죽음의 조’로 불리는 격전지가 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일본 남아공이 속한 D조가 그렇다. D조에선 각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들이 1차 목표인 16강 티켓 획득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닐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2001년 6월에 태어나 아직 만 16세가 안 된 일본 공격수 구보 다케후사다. 백승호 이승우처럼 FC바르셀로나 유스에서 뛰던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유소년 이적 징계로 인해 2년 전 일본으로 돌아와 FC도쿄에서 뛰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5일 U-23팀 소속으로 3부리그에 나서 일본 프로축구 최연소 데뷔 기록을 깨트렸다. 지난 3일엔 리그컵에서 FC도쿄 1군으로 삿포로와 홈 경기에 뛰어 화제를 모았다. 키는 167㎝로 작지만 개인기와 축구 지능이 뛰어나 U-17 월드컵에나 나서야 할 나이에 U-20 월드컵 출전 꿈을 이루게 됐다. 구보는 만 18세가 되는 2019년 6월에 바르셀로나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백승호와 이승우를 다루던 한국 언론처럼 요즘 매일 구보와 관련된 보도를 하며 뜨거운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같은 조 우루과이엔 남미의 차세대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호드리고 벤탄쿠르가 있다. 남미 명문 보카(아르헨티나)에서 17세 7개월에 데뷔해 2년간 59경기를 뛴 그는 올 여름 이적료 119억원에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옮기기로 확정됐다. 지난 11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선 현 소속팀 보카의 일정 관계로 결장했으나 U-20 월드컵에선 진면목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가 꺼내든 미래의 별은 왼쪽 수비수 페데리코 디마르코다. 인테르 밀란 소속으로 올시즌 엠폴리에서 임대돼 뛴 디마르코는 수비수임에도 날카로운 왼발 킥을 앞세워 지난해 유럽예선 3골을 넣었다. 공·수에 걸친 활약이 예상된다. 남아공의 샛별은 스포르팅 브라가(포르투갈) 소속으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루더 싱이다. 올 초 아프리카 예선에서 4골을 기록해 득점왕에 올랐다.

다른 조에서도 눈여겨 볼 선수들이 많다. 비록 브라질은 남미예선 탈락으로 불참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포르투갈 등 유럽의 강호들이 저마다 키운 떡잎들을 포함시켜 한국에 왔다.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성인대표팀으로 차출돼 한국에 데려오지 못한 프랑스는 지난해 유럽예선 득점왕(6골) 장-케빈 오귀스탱을 믿고 있다. 자국 명문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몰아치기가 강점이다. 유소년 강국 독일의 카드는 유럽예선 4골을 터트린 필립 오흐스다. 연령별 대표팀을 매년 거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선수에 주어지는 10번을 달고 뛴다. 포르투갈의 핵심 선수는 화려한 드리블을 자랑하는 미드필더 사다스(브라가)다. 에콰도르의 브리안 카베사스(아탈란타) 미국의 게디온 젤라렘(아스널) 잠비아의 파시온 사칼라(스파르타크 모스크바)도 한국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영건’들이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