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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북적한 휴가철, ‘해수욕장’이 아닌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아름다운 물 전남 여수(麗水)다.
지금 여수는 낭만으로 가득찼다. 영어 로맨틱을 억지로 한자로 바꾼 말이지만 발음도 뜻도 참 잘 바꿨다. 낭만(浪漫)이란 말은 듣기만해도 눈이 헤롱헤롱 즐거워지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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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낭만 자랑하지 마라” 이젠 이렇게 바꿔야겠다. 수산물 유통과 밀수 등으로 한때 돈이 넘쳐났던 여수, 지금은 알량한 재화보다는 훨씬 소중한 낭만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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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의 도시로 탈바꿈한 이래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 생겼다. 바로 낭만버스다.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은 먼저 론칭한 대구의 ‘김광석 음악버스’처럼 시티투어에 문화예술 공연을 접목시킨 융합형 관광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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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고 정말 여수 밤바다가 보이면 2층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 이순신광장~돌산대교~소호동동다리~예울마루 지역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낭만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는 곳곳에 거리 공연까지 즐기며 90분간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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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도 공연을 펼친다. 하멜과 인어 ‘신지끼’ 등 토속과 근대의 러브 스토리 이야기들을 각각 작은 뮤지컬 형태로 승객들과 호흡한다.
이달 4∼6일에는 국내외 버스커들의 공연과 아트마켓, 거리 퍼레이드 등을 연계한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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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낭만은 바로 포장마차다. 돌산도와 해상케이블카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지는 종포(현지에선 쫑포라 부른다). 종포해양공원에 길게 늘어서 붐새 불을 밝히는 포장마차는 맛있는 안주와 시원한 술만 파는게 아니다. 전국 어디서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낭만이 가득하다.
솜씨좋은 남도 청년들이 차려내는 맛난 술안주와 맥주를 사서 길바닥이나 벤치, 플라스틱 ‘슈퍼의자’에 앉아 밤놀이의 허기를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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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선 버스킹 공연도 열리니 금상첨화다. 밥도 먹고 쇼도 보는 극장식당 ‘무랑루즈’가 안부럽다. 가끔 손에 잡힐 듯한 야경을 보고 향긋한 바닷바람을 쐬러 물가로 나가면 되니 술 취할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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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천변 서시장 부근에도 포장마차 촌이 있다. 이곳은 좀더 옛날 분위기. 여수시민들이 즐겨찾는다. 낮에는 해산물을 사는 재래시장이고 밤에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저지처럼 하늘색 줄무늬 포장마차 들이 천변에 줄줄이 들어선다. 아! 마라도나랑 메시는 없다. 육십촉 백열등 아래 여수삼합이나 금풍쉥이(군평선이) 구이와 함께 한잔 즐기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하늘색 스트라이프 포장을 걷어보면 어릴적 친구가 고개 돌려 인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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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낭만을 챙길 것이 많다. 유유히 하늘을 두쪽으로 가르며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해상케이블카(오동도 자산공원~돌산도 돌산공원)도 스릴보다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더 어울리는 아이템. 바닥이 강화 유리로 된 캐빈도 있다. 영화 속 수퍼맨처럼 연인의 손을 붙잡고 바다를 날아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5㎞에 이르는 구간을 움직이는 동안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미항 ‘여수낮바다’의 풍경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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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공원에는 아예 바닷속을 차려놓았다. 엑스포 기간 인기를 가장 많이 모았던 관람시설인 ‘아쿠아플라넷 여수’가 있다. 황비홍처럼 이마가 볼록 튀어나온 흰고래 벨루가의 귀여운 몸동작과 신비로운 각종 해양생물을 한 동선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비닐로 만든 것 같은 해파리떼와 은빛 금빛 열대어, ‘여수밤바다’에 사는 다양한 어종을(군침을 참으며) 관찰할 수 있다. 바다는 볼수록 생경하다. 수십차례 전세계 곳곳의 아쿠아리움을 다녀봤지만 매번 느낌이 새롭다. 시원한 푸른 물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동물원과는 다른 매력이다.
무더운 여름 눈도 몸도 시원하게 신비로운 바닷속을 둘러볼 수 있으니, 이또한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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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플라넷 여수 2층 ‘박물관은 살아있다 여수점’은 ‘아마존 미로 탈출’이라는 테마로 신비의 강 아마존을 탐험하며 과라니 부족과 사진을 찍고, 탈출 통로를 찾아보는 등 다양한 페인팅 작품과 미디어 아트를 50여 점 전시 중이다. 싱크홀, 나무 위 걷기 등 이색적인 콘셉트의 작품과 조명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미디어 아트 작품 ‘RGB’ 등이 인기 볼거리로 꼽힌다.
이래저래 여름나기에 성공율이 높은 곳이 여수다. 여기다 갯장어(하모), 활어회, 서대회무침 등 맛난 음식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낭만과 포만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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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잘 곳=오동도 앞바다에 커다란 돛처럼 생긴 호텔이 있다. 2012년 열린 여수엑스포 기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각국의 국왕과 왕자 들이 투숙한 엠블호텔 여수는 전남도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이다. 대부분 객실에서 여수 앞바다가 보이고 테마객실은 한국, 일본, 스페인, 아랍 전통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엠블호텔 여수는 야경 명소인 여수 밤바다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컬러풀 투나잇’ 패키지를 9월25일까지 선보인다. 객실 1박과 조식 2인, 여수밤바다 유람선 투어 2인 티켓을 제공한다.
오후 7시30분 출항하는 유람선을 타고 90분 동안 오동도, 거북선 대교, 하멜등대, 돌산대교 등 여수 화려한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
●둘러볼만한 곳=여수의 ‘핫 플레이스’ 소호동동다리. 바다 위로 놓여진 데크를 걷는다. 바다를 걸으며 약 740m 코스를 왕복하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고려시대 장군 유탁이 왜구를 물리치자 군사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불렀다는 ‘동동’ 노래에서 다리 이름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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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호텔앤드리조트(대표 문석)가 운영하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여름방학을 맞아 ‘호기심 바다로 떠나는 바캉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방학을 맞아 해양 생물들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출발! 호기심 바다여행’ 이벤트도 준비했다.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에서 해양 생물들의 학습자료를 다운받아 자녀와 함께 공부하면 된다. 학습자료와 자녀의 사진을 촬영 후 SNS에 업로드하고 해당 링크를 이벤트 페이지 내 댓글로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닌텐도 3DS, 피자 기프티콘 등 총 24명에게 경품을 준다. 이달 15일까지 진행한다.
또한 20일까지 매주 월, 수, 금요일은 ‘아기 바다거북 건강검진 데이’다. 국내 최초 인공번식에 성공해 태어난 푸른바다거북을 눈 앞에서 관찰하고 키와 몸무게를 직접 측정해 볼 수 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15일까지 오픈 시간을 1시간 앞당겨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1시간 늦춘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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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여름엔 여수로 갯장어 샤브샤브를 즐기는 이들이 몰린다. 보양식으로 좋은 갯장어(하모)는 촘촘하게 칼집을 내고 냄비에 살짝 데쳐서 먹는다. 경도회관이 유명하다.(061)666-0044.
순심원은 철판해물짜장면으로 유명하다. 주문하면 팔팔 김을 내며 끓는 짜장면이 무쇠철냄비에 담겨 나온다. 불향 가득하고 고소한 짜장은 물론, 바닥에 눌러붙은 짜장면 누룽지도 일품이다. 여수라 그런지 짜장면이건 짬뽕이건 갓김치까지 곁들여낸다.
demor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