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2일 서울 고척동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 WBC’ 서울라운드 한국 대표팀과 상무간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상무 선발투수 김선기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17.3.2.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18 신인지명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kt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1순위 지명권을 놓고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신중하게 후보군을 좁혀가는 상황이다.

kt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9일 “김선기(26·상무), 강백호(서울고), 양창섭(덕수고), 이승헌(마산용마고)까지 네 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우수한 선수가 많다. 적어도 1라운드에선 10개 구단 모두 가능성이 뛰어난 선수들을 뽑을 것이다. 그래서 1라운드 지명이 더 중요하고 고민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고등학교 3학년들은 이전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야구인은 “21세기 최고 드래프트가 될 것이다. 몇몇 고등학교는 대학교 팀과 붙어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이미 1차 지명자가 결정됐지만 예전이면 1차에 지명됐을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나온다”고 이번 드래프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팀장 또한 “예전 드래프트에선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앞 순번에서 좋은 선수를 뽑아버리면 수준이 확 떨어지는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드래프트는 좀 다르다. 우리 팀도 그렇지만 구단마다 선택지가 다양하게 열려 있다. 우리 팀의 경우 현재와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를 선택한다면 김선기를 지명하겠만 미래를 보면 강백호나 양창섭, 이승헌 같은 유망주를 뽑아야 한다. 참 쉽지 않은 문제”라고 털어놨다.

세광고를 졸업한 우투수 김선기는 2009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보고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2015년 상무에 입대하며 KBO리그로 선회했고 이미 KBO에 드래프트 신청서를 전달한 상태다. KBO 관계자는 “상무에서 뛰고 있는 김선기가 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다. 오는 11일이 해외파 선수 드래프트 마감일인데 지금까지는 해외파 선수 중 김선기가 유일하게 드래프트를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상무 박치왕 감독은 김선기를 두고 “몸과 마음 모두 정말 건강하다. 부상 경력도 없고 항상 긍정적이다. 프로선수로서 성공할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며 “공에 힘이 있다. 단지 구종이 적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선발보다는 불펜이 어울린다고 본다. 처음에는 너무 강하게만 던지려는 모습이 있었는데 여기 와서 다시 몸을 만들고 팔각도에 신경을 쓰면서 많이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드래프트를 신청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 2년 동안 건강하게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2018년에 당장 불펜투수로 1군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문제는 노 팀장이 언급한 강백호, 양창섭, 이승헌도 만만치 않은 재능을 지녔다는 점이다. 특히 투타를 겸업하는 강백호는 이미 프로구단 감독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고교야구를 보는데 강백호란 선수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 이런 선수들이 빨리 프로에 와야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다. 진짜 좋은 점이 많은 선수더라. 마음 같아선 오는 11월 24세 이하 대회에도 출장했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투수와 타자 모두 뛰어나더라. 개인적으로는 투수로 뛰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심이동을 하는 게 고등학생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 팀장에게 앞으로 강백호의 적정 포지션을 묻자 “프로에선 타자가 맞지 않을까 싶다. 투수로도 잠재력을 지녔지만 타자를 하는 게 팀에 더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kt를 포함해 10구단 전체가 고심하고 있는 신인 드래프트는 오는 9월 11일에 열린다.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kt 다음에는 삼성~롯데~한화~SK~KIA~LG~넥센~NC~두산 순서로 신인을 지명한다. 노 팀장은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 kt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게 가장 좋을지 끝까지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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