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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의 저력이 살아나고 있다. 개막 2연패를 당했던 우리은행이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4연승으로 공동 1위까지 뛰어 올랐다.
우리은행은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서 78-65(15-13 14-22 28-14 21-16)로 승리했다. 4승2패를 기록하게 된 우리은행은 청주 국민은행과 공동 1위 그룹을 형성했다. 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는 21점 10리바운드로, 박혜진은 3점슛 4개 포함 16점 12어시스트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의 ‘계륵’으로 전락하는 듯 했던 아이샤 서덜랜드도 14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삼성생명은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도 우리은행에 패해 2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3패(3승)째를 기록하며 인천 신한은행과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삼성생명은 앨리사 토마스의 결장 공백을 절감했다. 케일라 알렉산더가 21점 16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경기를 풀어주는 토마스의 능력까진 커버하지 못했다. 배혜윤(19점)과 박하나(13점)의 활약도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개막 연패로 불안하게 출발한 우리은행은 4연승으로 확연한 오름세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큰 걱정이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을 털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천와의 각성이 크다. 이날 역시 더블더블을 기록한 어천와는 공수에서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위 감독이 동선 자체를 잘 잡아주고 있기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작전이라도 선수가 소화하지 못하면 쓸모없다. 우리은행에 패배를 안겼던 국민은행 안덕수 감독도 “우리은행의 어천와는 곧 잘할 것이다. 농구를 알고하는 선수다. 좀 더 지나면 잘할 것”이라고 말했고 사실로 드러났다.
통합 5연패의 주역 박혜진, 임영희의 건재도 우리은행 반등의 원동력이다. 박혜진은 WKBL에서 가장 꾸준한 가드다. 돌파, 외곽슛, 리딩 등 전방위 활약을 해주는 선수다. 최고참인 임영희는 클러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노장답게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꽂아준다. 임영희는 이날 4반칙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리고도 끝까지 코트를 지키며 8점 4리바운드 4스틸을 기록했다.
센터 양지희(185㎝)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베테랑 김정은(180㎝)의 활약도 눈부시다. 무릎 통증을 안고서도 투지를 발휘하고 있는 김정은은 이전까지 주로 포워드로 활약했지만 팀의 골밑 공백을 메우기 위해 궂은일까지 해주고 있다. 위 감독도 그런 김정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날 역시 득점(13점)뿐 아니라 8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5어시스트까지 보탰다.
위 감독은 “시즌 전 현재의 멤버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 시즌을 치러가면서 끌어 올려야 한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다져지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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