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싼타페 주행(4)
‘싼타페’  제공 | 현대차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했던 그대로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는 공식 출시 전부터 큰 호응을 얻는 데에 성공했다. 2주만에 1만4000여대 사전계약 건수를 기록했다.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역대 최대 기록이다.

싼타페는 그간 국산 SUV 모델의 다양한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현대차의 간판 SUV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중형 SUV 모델 시장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1~2년간 기아자동차 ‘쏘렌토’에 밀리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싼타페의 초기 반응은 구긴 자존심을 어느 정도 살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싼타페가 갖고 있는 ‘이름값’에 기댄 것이다. 본격적인 승부는 이제부터인 셈이다. 싼타페의 승리 가능성을 점쳐봤다.

◇웅장한 외관에서 풍기는 힘

시승회에 앞서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처음 신형 싼타페를 만났다. 실내에 전시된 탓도 있었겠지만 중형 SUV 치고는 웅장한 느낌을 받았다. 공간을 가득 채운 싼타페는 당당했다. 야외에서도 인상은 바뀌지 않았다. 실제로 현대차는 싼타페의 차체를 키우는 데 공을 들였다.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장(70㎜)과 전폭(10㎜), 휠베이스(65㎜)가 늘었고 불륨감을 강조해 단단하고 풍성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전면부는 헥사고날 패턴의 와이드 캐스캐이딩 그릴,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가 상하로 나눠진 분리형 컴포지트 라이트가 적용돼 세련된 맛을 살렸다. 측면부는 간결하고 날렵하게 뻗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입체적인 휠아치로 차별화를 꾀했다.

실내는 외관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크래쉬패드 상단 슬림화로 개방감을 끌어올렸다. 플로팅 타입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크래쉬패드와 도어 암레스트 등 주요 부위에 인조 가죽을 적용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화면과 조작 버튼 영역을 서로 분리하고 멀티미디어와 공조 버튼은 상하로 나눠 배치해 편의성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자칫 답답할 수 있는 2열과 3열의 시야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전반적으로 세련미를 추구한 듯한 보이지만 SUV에 걸맞는 단순함과 묵직함을 원한 소비자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싼타페’ 보여준 주행 성능은?

시승한 모델은 신형 싼타페는 디젤 R 2.0 e-VGT 모델이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m, 복합연비 13.8㎞/ℓ의 엔진성능을 갖췄다.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맞췄다. 2.0 디젤 모델은 싼타페 사전 계약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 주력 모델이다.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었다. 차체가 부드럽게 반응한다. 가속 페달이 예상보다 예민하지 않다. 안정감 있게 첫인사를 건넨다. 지하주차장을 올라서는 발걸음은 경쾌하다. 별다른 저항 없이 힘을 끌어올린다. 본격적으로 가속에 돌입하자, 기존 보다는 한결 민첩해진다. 고속에서의 변속은 한 박자 빠르고 힘을 유지하는 능력도 합격점을 줄만했다.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날렵하다고 할 수 없지만, 힘을 고르게 받쳐주면서 부드럽게 돌아나간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움과 묵직함을 필요할 때마다 영리하게 배치했다는 인상을 준다. 전반적으로 제원에 걸맞는 주행감을 보여줬다. 연비는 고속도로 중심의 시승 코스 중심이어서, 복합연비를 살짝 웃돌았다.

싼타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및 전방 충돌 경고(FCW), 안전 하차 보조(SEA), 후석 승객 알림(ROA) 등 첨단 안전·편의 사양으로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가격은 디젤 2.0 모델의 경우 모던 2895만~3635만원이다.

결론적으로 경쟁 모델과 비교해 누가 우위를 점했다고 단순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국내 중형 SUV 시장이 한층 풍성해지고 재밌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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