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KBS 취재팀이 박에스더 기자 발언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에스더 기자는 지난달 16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관련 사내 고발 영상을 만든 이유를 밝히며 "남성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고, 문화의 변화여야 된다. 남성분들 중에서는 '각오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큰일 났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어준은 "과거 자신이 쭉 그래 왔다면?"이라고 물었고, 박 기자는 "혹시 공장장님께서도 조금?"이라며 그에게 성추행 경험을 물었다. "저는 그런 적은 없다"라는 대답에 박 기자는 "'미투'에서 취재해 봐야겠다. 과연 그런 적이 없었는지"라며 웃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됐다. '미투'로 상대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KBS 취재팀은 15일 오후 공식 입장을 전하며 "박 기자의 당시 발언은 미투 운동이 남성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변화'여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뿌리 깊은 여성 차별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일부 남성들의 문화와 언행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뉴스공장' 정경훈 PD가 직위 해제된 것에 대해서는 "방송 15분 전 작가가 영리 목적인 '상품협찬' 고지를 요청했고, KBS 기자들은 사규를 들어 광고를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밝혔다. 작가는 알겠다며 PD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으나 진행자 김어준에게는 전달되지 않은 듯 생방송 과정에서 이를 재차 요청했다. 기자들은 앞서 말했듯 거절했고 결국 진행자가 읽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 PD의 욕설은 이때 나왔다. 갑자기 해당 기자들을 가리켜 10초가량에 걸쳐 '씨X년', '더럽다' 등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혼잣말이 아니었고 부조에 있던 작가들과 스태프, 게스트, 하루 전날 동의를 받고 참관 중이던 KBS 기자 등 총 7명가량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목소리였다. 정 PD는 당일 욕설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논란에 대한 KBS 취재팀의 입장 전문.


KBS 박에스더, 이랑, 이지윤 기자는 2월 16일 설날 '뉴스공장'에 출연했습니다. 박에스더, 이지윤 기자는 KBS 내부의 미투 문제를 다룬 영상의 출연자였고, 이랑 기자는 해당 영상을 기획한 취재팀의 일원으로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방송 15분 전 '뉴스공장' 작가는 "나경원 의원과 한겨레신문 기자도 다 읽었다"면서, 영리 목적인 '상품협찬' 고지를 KBS 기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기자들은 KBS 사규를 들어 광고를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고, '뉴스공장' 작가는 알았다며 PD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행자 김어준 씨는 PD에게서 이를 전해 듣지 못한 듯 생방송 과정에서 이를 재차 요청했고 기자들은 앞서 말했듯이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진행자가 읽게 됐습니다.


정 PD의 욕설은 이때 나왔습니다. 갑자기 해당 기자들을 가리켜 10초가량에 걸쳐 '씨X년' '더럽다' 등 심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혼잣말이 아니었고 부조에 있던 '뉴스공장' 작가들과 스태프, 게스트, 하루 전날 동의를 받고 참관 중이던 KBS 기자 등 총 7명가량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목소리였습니다. 정경훈 PD는 당일 욕설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KBS 취재팀은 설 연휴가 끝난 뒤 출연자에게 상품협찬 고지를 재차 요구한 점, 또 이를 정당하게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디가 심한 욕설을 한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TBS는 자체 조사 결과, 이러한 내용을 모두 사실로 확인하고 정 PD를 '뉴스공장'에서 제외시키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알려온 것입니다.


논란이 된 박에스더 기자의 발언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박 기자의 당시 발언은 미투 운동이 남성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변화'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뿌리 깊은 여성 차별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일부 남성들의 문화와 언행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정확한 출연 내용은 이렇습니다.


"(김어준) 그러니까 더 이상 참지 않겠고, 이런 문화에 익숙했다면 만약에 그렇게 생각하면 큰일 난다. 각오해라.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거고. 혹시 이게 내 잘못은 아닐까, 참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여성들에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걸 보여주고 싶은 거잖아요.


(박에스더) 각오해라. 그런 건 아니구요. 남성을 적으로 만들겠다, 또는 뭐 이런 건 아니고. 이게 문화의 변화여야 하기 때문에요. 혹시 남성들 중에는 각오해라. 이제 큰일 났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어요.


(김어준) 과거 자신이 쭉 그래 왔다면….

(박에스더) : 혹시 공장장님께서도 조금?

(김어준) : 저는 그런 적은 없습니다.

(박에스더) : 미투에서 취재해 봐야겠네요. 과연 그런 적이 없었는지. 어쨌든 그런 차원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함께 더 생각하자는 거죠, 같이 대책을 만들어 가고. 사실 남자 분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어려워해요."


당시 김어준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밝은 분위기에서 출연을 마친 뒤 나왔고, 내용에 대해 어떠한 문제 제기도 이뤄진 바 없습니다.


정 PD의 징계 및 관련 내용에 대해 tbs는 입장을 내겠다고 저희 측에 밝힌 바 있습니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tbs 교통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