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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월드컵 본선에서 통할 ‘플랜B’를 완성하는 것도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신태용호’는 손흥민을 최전방에 둔 4-4-2 포메이션을 사실상 플랜A로 점찍었다. 북아일랜드(24일), 폴란드(28일)와 이번 원정 평가전 2연전에서도 4-4-2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다만 월드컵 본선은 뒤를 돌아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단 기간에 조별리그 3경기를 치러 16강 토너먼트행 운명을 결정짓는 만큼 매 경기 사투가 벌어진다. 그만큼 구성원의 컨디션 등 여러 변수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럴 때일수록 구성원 기량에 맞는 플랜B, C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게 본선 경쟁력의 핵심이다.
신태용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과 올림픽(23세 이하)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를 이끌었을 때 공격적인 포백을 플랜A, 포어 리베로(중앙 수비수이나 공격 시엔 미드필더까지 전진하는 역할)를 둔 스리백을 플랜B로 삼아왔다. 지난해 9월 A대표팀 소방수로 부임한 뒤에도 플랜B 밑그림은 비슷했다. 그러나 성인 선수들이 경쟁하는 A대표팀에 포어 리베로는 경쟁력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포어 리베로는 전술 이해도와 조직적인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중앙 수비를 맡은 이 포지션 요원이 전진했을 때 나머지 두 중앙 수비와 윙백이 유기적으로 포백 형태 또는 협력 수비로 상대 역습을 차단해야 한다. 클럽 팀처럼 장시간 한솥밥을 먹으며 호흡을 맞출 수 없는 대표팀 여건에서는 꽤나 고급 전술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장현수에게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겼지만 러시아전 2-4 패배, 모로코전 1-3 패배로 귀결됐다. 포어 리베로의 지원 사격을 신뢰한 채 중앙 2선 요원도 공격적으로 움직였지만 상대 수비를 허물기 어려웠다. 오히려 수비가 뻥뻥 뚫렸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해외리그 선수가 참가하지 못하면서 일부 경기에서 다시 스리백 카드를 꺼내 국내 선수 주축 플랜B를 가동했다. 당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대회 3골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을 견인, 플랜B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스리백으로 상대한 북한 등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와 비교가 불가능한 전력이다. 이어 올 초 유럽 전훈에서 가진 세 차례 평가전도 김신욱을 주축으로 새로운 수비 요원을 발탁, 플랜B를 시도했으나 몰도바(1-0 승), 자메이카(2-2 무), 라트비아(1-0 승) 등 비교적 약한 팀을 상대했기에 수비진의 객관적인 평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번 북아일랜드, 폴란드전은 신 감독이 품는 플랜B 경쟁력도 제대로 확인하는 사실상 마지막 장이다. ‘공격적인 스리백’보다 수비에 무게를 둔 정통 스리백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스리백을 사용하는 유럽 주요 빅 클럽이나 국가도 중앙 수비수의 공격 가담을 자제하는 추세다. 스리백은 좌우 균형과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전술이어서 이미 포어 리베로같은 전술은 상대 공략법이 다양해졌다. 신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적인 스리백을 내놓을지, 이전까지 플랜B 수비 핵심 역할을 한 장현수가 또 한 번 중용받을지도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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