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강수지(51)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나 하면 프로그램속 '치와와커플'로 사랑받아온 연인 김국진과 결혼에 골인한다.
최근 김국진과 강수지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출연 중인 '불타는 청춘' 측에 따르면 종전 불거진 두 사람의 하차설은 사실이 아니며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두 사람은 오는 23일 결혼식을 하지 않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로 혼사를 대신한다.
두 사람의 결혼 확정 소식은 '불타는 청춘'의 시청률 상승에도 한몫했다. 지난 9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한 '불타는 청춘'은 시청률 6.7%, 7.1%(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6.0%, 5.2%보다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한다.
2015년 3월 '불타는 청춘'에 함께 출연하며 가까워진 김국진과 강수지는 이듬해 8월 열애 사실을 인정한 후 방송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달달한 사랑을 키워갔다.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치와와 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은 두 사람은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첫 만남부터 김국진은 강수지가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자 좋아했고, 함께 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에도 함께 촬영할 때 서로를 챙기는 등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운동 경기 심판을 맡은 김국진은 오로지 강수지만을 위해 경기 규칙을 설명해 모두를 웃게 했고 손깍지나 백허그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도 아낌이 없었다. 이후 지난 2월 자신들을 만나게 해준 '불타는 청춘'을 통해 '5월 결혼'을 알려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강수지는 김국진과 결혼을 결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냥 자연스럽게 결혼을 생각한 것 같다"고 답했다. 프러포즈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거 따로 받지 않았다. 편지로 평소에 많이 써준다"고 깨알 자랑도 했다. 일상이 사랑꾼으로 증명된 김국진은 얼굴을 붉혔고 강수지는 "앞으로 100통 정도는 (편지를) 쓴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수지는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미국 동부지역 예선에서 자작곡 '스쳐지나는 사연들'로 금상을 수상했다. 당시 대학가요제 MC였던 송승환의 도움으로 연예계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1990년 1집 앨범 '보라빛 향기'로 작사가와 가수로 가요계에 화려하게 데뷔해 그 해 MBC 10대 가수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청순한 미모와 코스모스처럼 가냘픈 몸매로 대중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인기를 얻었다. 마른 몸매와 긴 치마에 모자를 쓴 모습은 마치 소공녀를 연상케 했다. 강수지의 등장은 여가수들의 외모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1991년 발표한 2집에서는 '흩어진 나날들', '시간 속의 향기' 등이 잇달아 히트하며 인기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1992년 MBC 드라마 '매혹', 영화 '열아홉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에도 출연하며 노래뿐 아니라 연기로도 재능을 과시했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활동이 주춤하다 1997년 일본의 스카이 프로덕션에 캐스팅돼 한국에서의 부진을 일본 진출로 전환시켰다.
일본에서 뮤지컬 '은하철도 999'의 '크레아'역을 비롯해 2000년까지 5장의 싱글 앨범을 발매, 한국에서의 히트곡으로 베스트 앨범을 발매하는 등 가수로 활약하면서 일본 TV 프로그램 고정 게스트나 진행자로 자주 출연하며 일본 활동에 주력했다.
2000년 국내로 돌아와 간간이 방송 활동을 이었고 2002년 10집 앨범 'Loveletter Mailed 10 Years Ago'를 발표했다.
이처럼 강수지는 지난 1990년 정식 데뷔 이후 약 2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음악 및 방송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가수로서는 그간 가요계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과거 큰 인기를 누렸지만 결혼 5년 만인 2006년 이혼하는 등의 악재로 눈물을 흘리고도 포기하지 않은 강수지는 '불타는 청춘'에서 폭풍 입담과 함께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예능계 블루칩으로 거듭났다.
무엇보다도 긴 연예계 생활 동안 굵직한 스캔들 하나 없었던 그는 후배 연예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데뷔했을 때와 별다를 바 없는 동안 미모는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됐다.
자칫하면 쓰러질 수 있는 연예계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의 오기와 열정이 지금까지 대중에게 환영받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