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오는 25일 열리는 ‘TFC 18’ 코메인이벤트에서 前 TFC 페더급 챔피언 ‘투신’ 김재웅(25, 익스트림 컴뱃)과 ‘꼬레아’ 정한국(25, 부산 팀매드)이 밴텀급 경기를 갖는다. 페더급 강자였던 둘 모두 체급을 내렸다. 승자는 차기 밴텀급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TFC18 김재웅VS정한국

서로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 타격가끼리의 격돌로, 큰 치명상이 불 보듯 뻔한 결투다. 이번 경기는 둘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위기다. 승리하면 초고속 상승이 가능하나 패할 경우 지금껏 쌓아왔던 카리스마를 상대에게 넘겨줄 수 있다.

정한국은 페더급 때부터 김재웅을 도발해왔다. 자신이 이기기 딱 좋은 상대라 말해왔다. 이 역시 그를 누르고 더 윗자릴 차지하겠단 심산이다.

객관적인 전력과 도박사들의 예상은 페더급에서 챔피언까지 올랐고, 경량급 최강 복싱 능력을 자랑하는 김재웅의 승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정한국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 방탄 맷집을 지녔고, 위기 때마다 승리를 쟁취해왔으며 ‘설마’했던 장면을 만들어낸다.

현대 종합격투기에서 흔히 쓰이는 ‘전사의 심장’이라는 단어가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물러설 줄 모르는 투지와 강한 상대의 틈으로 과감히 들어가 거침없이 맞불을 놓을 수 있는 강단을 지닌 파이터들을 칭송하는 말이다.

두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전사의 심장’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겸손한 청년이 케이지에만 올라서면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맹수, 혹은 좀비로 돌변한다.

김재웅은 난타전에 두려움이 없는 타격가다. 뒤로 빼지 않는다. TFC에서 가장 주목받은 페더급 신예였다. 2013년 6월 TFC 첫 대회에서 구영남을 KO로 제압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해외 단체에선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12월 ‘TFC 내셔널리그 1’에서 前 TFC 페더급 챔피언 이민구를 제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동규에게 쓰디쓴 패배를 맛본 뒤 더 큰 성장을 위해 빠른 입대를 택했다. 2014년 10월 20일 육군에 입대해 파주 25사단 화기중대에서 근무한 뒤 2016년 7월 19일 제대했다.

지난해 1월 ‘TFC 드림 2’, 제대 후 가진 첫 경기에서 홍준영을 1분 23초 만에 펀치로 KO시키며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3월 최승우까지 주먹으로 쓰러뜨려 TFC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다시 만난 최승우에게 KO패 한 뒤, 마음을 다잡고 체급을 내렸다. 이번이 밴텀급 데뷔전으로, 투신 김재웅의 새 출발이다. 6승 3패 중 4번이 (T)KO승이다.

정한국은 진흙탕 싸움의 달인이다. 무려 열한 번이나 TFC 캔버스를 밟았다. 강자들을 질리게 하면서 흐름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이끈다. 신장 170cm-리치 172cm로, 밴텀급에서 시작한 그는 장원준과 이창주에게 연이어 판정패해 출발이 좋지 않았으나 박경호·정광석을 연달아 TKO시키며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4년 후반, 밴텀급 톱컨텐더 반열에 오른 정한국은 TFC 밴텀급 타이틀전 경험이 있는 박한빈에게 패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김명구를 TKO시키며 돌진형 타격가임을 증명했다. 2015년 10월 ‘TFC 9’, 한계체중을 맞추지 못한 채 케이지에 오른 정한국은 아웃파이팅을 구사한 안정현에게 판정패했다.

밴텀급에서도 크지 않은 편인 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신체조건에선 밀리지만 극심한 감량고를 없애기 위해 페더급 전향을 택한 것이다. 상대의 신장과 리치는 무한체력과 전진 압박으로 무마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6년 3월 임병희를 꺾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5월 중국 무림풍 대회에서 지앙 지쉬엔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9월 ‘TFC 12’에서 홍준영에게 아쉬운 판정패하며 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11월 ‘TFC 13’에서 윤태승을 제압하며 강자임을 증명했다.

지난해 3월 ‘TFC 14’에서 前 TFC 페더급 챔피언 이민구와 비겼다. 지난 2월 ‘TFC 17’에서 유수영과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유수영의 늑골 부상으로 무산됐다.

TFC 밴텀급은 기존 강자에 새롭게 떠오른 신성들이 즐비해있다. 잠시 주춤하고 있는 선수들 역시 언제든 다시 기세를 올릴 만한 능력이 있다. 여기에 체급을 전향한 파이터와 타 단체에서 이적한 선수들이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점차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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