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부시리 1마리에 갑오징어 1마리. 이번 '도시어부' 고기는 없었지만 '분량의 마에스트로' 이경규가 있었다.


7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에서는 이경규, 마이크로닷, 이덕화가 게스트 최자, 에릭남과 완도에서 부시리와 갑오징어 낚시에 도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파핑 낚시로 진행된 완도 2일 차 낚시는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파핑 낚시의 캐스팅 방법을 배우느라 어수선한 가운데 두 시간이 지났지만 부시리 소식은 없었다. 캐스팅을 어색해하던 도시어부들은 캐스팅 '마스터'가 됐지만 그때까지도 한 마리의 고기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경규는 부시리 파핑 낚시를 추천한 마이크로닷에게 "그렇게 좋으면 혼자 하지 왜 우릴 데려왔느냐"라며 분노의 일갈을 날렸다.


루어 주변을 맴도는 부시리가 몇 마리 보였을 뿐, 소득 없이 3시간 40분이 지났다. 이경규는 "오늘 최악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던 중 낚시바늘에 해초더미가 올라왔다. 리액션을 할 힘도 없어진 그는 이덕화에게 "약이라도 해먹으라"라며 힘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계속 기력 없는 모습을 보일 이경규가 아니었다. 그는 분량난에 빠진 '도시어부'를 위해 지깅 낚시 중이던 에릭남과 마이크로닷, 최자를 일렬로 세워둔 후 자신의 지휘에 맞춰 지깅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세 사람을 두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이 된 듯 신들린 지휘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노력에 '용왕 아버지'도 감격한 걸까. 첫 부시리이자 이날 마지막 부시리가 이경규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왔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 이경규는 낚아 올린 부시리와 함께 배 위에 쓰러졌다.


점심 식사 후 이어진 갑오징어 첫 입질은 이덕화에게 왔다. 그러나 그의 바늘에 걸린 갑오징어는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물을 쏘더니 도망가버렸다. 마이크로닷이 뜰채를 갖고 달려왔지만 이미 늦었다. 이덕화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첫 갑오징어는 최자가 잡았다. 모두가 최자의 이름을 연호했다. 최자는 갑오징어를 자랑하다 두 차례나 물려 소리를 질러 허당미를 뿜었다.


육지로 돌아온 멤버들은 부시리 튀김과 갑오징어볶음을 준비했다. 선장님은 고기가 많이 안 잡혀 미안하다며 완도의 특산물 전복을 선물했다. 이덕화는 이경규에게 "이젠 어복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칭찬했다. 이경규는 "메시가 골 넣을 때 애쓰면서 넣지 않는다. 쉽게 쉽게 툭툭 하는 것"이라며 '파워 지깅'의 대명사 마이크로닷을 저격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날 갑오징어를 낚으며 자신과 함께 유일하게 손맛을 본 최자가 자신을 의식하자 "갑오징어한테 물렸을 때 일부러 웃기려고 손가락 넣은 것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해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 낚시하는 모습을 그대로 촬영하는 '도시어부'는 실제 낚시를 함께하는 것 같은 현실감을 선사하지만 조황이 좋지 않아도 그 모습을 그대로 편집해 담아야 하는 위험성도 항상 안고 있다. 이날이 바로 그 위험이 찾아온 날이었다. 낚시를 마친 후 PD가 "편집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며 고민할 정도였다.


그러나 '도시어부'에는 이경규가 있었다. 방송 이후 처음으로 멀미를 할 정도로 몸이 지친 상황에서도 분량을 위해 몸을 불살라 여러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분량의 마에스트로. '도시어부'가 낚은 월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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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채널A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