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박정민이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을 통해 래퍼로 변신했다. 변신과 함께 오롯이 박정민만의 색으로 새롭게 청춘을 그려냈다.

‘변산’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래퍼에 대한 꿈을 계속해 이어 나가는 청춘 학수(박정민 분)가 자신을 짝사랑했던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고향 변산에 내려가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은 ‘변산’을 통해 첫 상업영화 원톱 주연이라는 무게감 있는 타이틀을 맡게 됐다. “아직 큰 감정은 없다”고 미소를 지은 박정민은 “많은 분들이 참여한 영화기에 부담도 되고 책임감이 무겁다. 선두에 제가 있는 것인데 대충하면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한 작품 ‘동주’(2016)를 함께한 이준익 감독이 전화를 통해 “랩 잘하지 않냐”고 묻게 된 것을 인연으로 ‘변산’에 출연하게 된 박정민은 영화에서 수준급의 랩 실력을 선보이고 실제 랩 가사까지 쓰는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랩 칭찬에 대해 “너무 창피하다”고 쑥스러워 하며 “평소 힙합이란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 정도였는데 랩을 직접 하게 됐다. 기성 래퍼분들처럼 기교와 같은 것을 못하니 학수의 감정이 담긴 가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저 대사를 조금 박자에 맞췄을 뿐이다”고 랩 도전에 대해 말했다.

직접 쓴 에세이를 통해 박정민의 글 솜씨는 예전부터 유명했지만 랩 가사를 쓰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다. 박정민 역시 “그동안 한 랩은 노래방에서 따라 부르는 정도였는데 라임을 맞추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많은 분들의 음악을 들어보며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던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트렌디한 힙합 음악도 해보고 싶었지만 영화 속 랩은 학수의 독백이니 현란한 기교나 멋있는 구절은 지양하고 인물의 감정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작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피아노 천재 역을 맡아 연주 장면을 직접 연기함에 이어 이번 ‘변산’에서도 래퍼 역을 맡으며 연기는 기본, 추가적인 도전까지 해내고 있는 박정민이다. “운이 좋은 것이다”고 말한 박정민은 “다른 예술을 하는 분들의 것들을 체험해보니 굉장히 좋다. 얼마나 고된지 알기 때문에 겸손해지는 것도 있다”고 도전에 대해 말했다.

박정민

박정민은 ‘동주’에 이어 ‘변산’에서도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이준익의 페르소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는 이준익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저를 다시 찾아준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좋은데 이준익 감독님이니 더 기분이 좋다. 감독님은 연기 인생의 방점을 찍어주신 분이다. 큰 기회 안에서도 너무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시는 것은 마법 같은 일이다. 감독님과 함께 하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뭐든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정민은 학교 후배 김고은과 ‘변산’을 통해 작품 첫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박정민은 “좋았다”며 “고은이는 선수다. 저보다 상업 영화 경험도 많다. 제가 주인공이지만 할 것이 많아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부분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는데 고은이가 그 때마다 그 역할을 해줬다. 너무 고마웠고 연기에 있어서도 김고은의 포텐이 터졌다고 생각했다”고 만족을 드러냈다. 김고은을 비롯해 영화에 함께한 모든 배우들 덕분에 좋은 현장이 이어졌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변산’은 주인공 학수의 ‘흑역사’를 조명하는 영화기도 하다. 박정민에게도 숨기고 싶은 기억이었지만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는 흑역사는 어떤 것일까. 이에 그는 “중학교 때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저는 그 때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그 친구는 뭔가 다른 매력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이처럼 ‘변산’ 속 학수와 닮은 듯, 다른 모습을 지녔지만 박정민만의 색으로 현실적인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정민은 ‘변산’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영화를 보며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 각자 개인의 역사가 다르니 얻어가시는 것도 다를 것이다. 다른 것은 잊고 두시간 동안 웃다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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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