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용수기자] 지난해 이맘 때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어서와)' 출연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이가 있습니다. '혼혈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러시아 미녀로도 많이 알려졌지요. 그렇습니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온 유지나 스웨틀라나(21‧생각기법연구소)는 JTBC '비정상회담'과 '어서와'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유명인, 방송인이 됐습니다.


올해 여름은 그의 고향 러시아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이 열렸기에 일반인으로서 방송 출연도 꽤 했죠. 모두 러시아의 문화, 언어를 소개하는 것들로 러시아인으로서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에 꽤 출연했음에도 우리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스웨틀라나는 아이돌을 준비 중이던 연습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활동이 회사의 전략적인 결정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우연한 계기에 소중한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뿐이었죠.


스웨틀라나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겨울을 알릴 시기에 기존에 알려진 모습 외에 색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타국 땅에서 생활하는 것도 쉬운 게 아닌데 아이돌 데뷔를 준비 중인 스웨틀라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가 러시아를 떠나 한국을 밟은 이야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땠는지 한 걸음 들어가보실까요?


Q : '어서와' 출연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긴 했는데 지금은 방송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에요. 사람들은 모르지만 저는 아이돌 데뷔를 준비 중인 연습생이거든요. 며칠 전에 회사와 전속계약까지 했어요. 신생 회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어요. 연습생 생활은 2년 전에 시작했는데 지금 회사는 지난 2월부터 들어와서 연습했어요.


Q : 정말요? 연습생인 줄 전혀 몰랐어요. 그냥 유학생인 줄만 알았거든요.


저도 처음부터 연예계를 바라보고 한국에 온 건 아니었어요. 한국이 좋아서 관심이 많았고, 이곳에서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을 해보자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춤을 배워서 곧잘 하거든요. 러시아에서 발레, 재즈, 피아노 등을 배울 수 있는 아트스쿨을 다녔어요. 한국에 오고 나서도 댄스 크루에 들어가서 세 달간 활동하며 버스킹도 했어요. 그러다 '(연습생)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연습생인 친구를 쫓아 회사를 따라갔다가 춤, 연기, 랩, 노래 등 여러가지를 배우는게 재밌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Q : 처음부터 연예인을 바라보고 한국을 온 게 아니라면 왜 한국으로 유학 올 생각을 했어요?


원래 한국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어 발음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이전에 첫 해외여행으로 어머니와 일주일간 한국에 여행왔던 적이 있어요. 그 때 엄청난 문화 충격을 받았어요. 러시아 문화와 너무 달랐기에 신기했거든요. 일주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 사람들을 보면서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Q : 깊은 인상을 받았나봐요. 한국에서 학교도 다니고 있던데.


돌아가서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한국에 관한 생각 밖에 안했어요. 어떻게 하면 한국에 갈 수 있을까 고민했죠. 부모님께 러시아 대학엔 가기 싫고 한국으로 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화도 내셨죠. 하지만 제가 부모님을 오랜 기간 설득한 끝에 한국까지 올 수 있었어요.


Q : 쉽지 않았을 텐데,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어요?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아요. 두 분 다 보수적이셔서 무조건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된다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이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생활할지 정확하게 계획을 세워서 보여드렸죠. 제가 적은 계획서에는 1년 안에 한국어능력시험 6급까지 못 올리면 러시아 대학에 들어갈 것이라고 적었어요. 그렇게 설득했어요.


Q : 도대체 한국의 어떤 매력에 끌려서 그렇게 애를 써서 타지에서 지낼 생각을 했어요?


한국 여행도 여행이지만 시작은 한국 드라마였어요. 제가 한국을 전혀 모를 때 옆집 살던 친구가 한국 드라마를 제게 보라고 줬어요. 그게 KBS2 '꽃보다 남자'였죠. 근데 9회까지 주고 그 친구가 일주일간 다른 곳에 다녀오는 바람에 제 한국 사랑이 시작됐죠. 친구가 돌아오기 전까지 보고싶은걸 참느라 굉장히 힘들었어요. 오죽하면 친구에게 빨리 오라고 연락까지 한 걸요. 그렇게 '꽃보다 남자'를 다보고 재밌어서 한국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Q :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한국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 배려하는 모습 등 존중(존댓말)하는 문화가 좋았어요. 특히 외국인에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엄마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말도 모르고 엄마는 영어도 몰랐어요. 그리고 제 고향 사할린은 시골이기 때문에 서울같은 큰 도시에서 길 찾는 게 쉽지 않았어요. 용인의 놀이공원에 가려고 길을 찾는데 너무 복잡했어요. 버스를 잘못 타서 다른 도시로 갈 뻔했는데 다행히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잘 찾을 수 있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느 노부부였어요. 제가 기억해둔 한국말로 '거기, 어떻게, 가야, 돼요?'라고 그분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뭐라고 가르쳐주셨는데 그 땐 제가 한국말을 잘 모를 때라 못 알아 들었죠. 그런데 두 분이 우리를 호텔까지 직접 데려다 주셨어요. 웃으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아직도 선명하게 두 분의 얼굴까지 기억해요.


Q : 2014년 5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왔잖아요. 본인 계획대로 잘 됐나요?


한국에 빨리 오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 졸업식도 가지 않고 바로 한국으로 왔어요. 그후 어학당을 1년간 다니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해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게 됐죠.


Q : 본인에게 유리한 학문도 많을 텐데, 많은 학과 중에 하필 왜 정치외교학과인가요?


제가 러시아에서도 늘 공부했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원하시니깐 열심히 했어요. 부모님이나 저나 모두 욕심이 많아요. 그래서 완벽주의도 있어요. 해외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했는데 굳이 쉬운 길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정치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쉽지는 않았죠. 공부 방식이 러시아와 달랐고 1학년 때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3학년인데 이제 조금 익숙하긴 한데 아직도 생소한 부분이 있어요.



Q : 공부도 공부인데 일단 스웨틀라나는 외국인이잖아요. 적응이 먼저였을 텐데.


어릴 때부터 모든 걸 스스로 해야되는 것을 부모님께 배워서 자취하고 생활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소통이 어려웠죠. 저도 못 알아 듣고 상대방도 이해 못하면 너무 힘들었어요. 오해도 생기고 대인관계에 문제도 생겼어요.


댄스 크루에 있을 때는 한국어를 정말 못했어요. 대부분 영어로 친구들과 얘기했는데 모두 알아듣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외톨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그렇다고 친구들이 저를 따돌린 건 아니었어요. 저를 도와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배려했는데 소통이 되지 않아 안 보이는 벽이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 때 한국 와서 처음 싸우기도 했는데 소통이 되지 않아 싸운 이유도 몰랐어요. 그 때를 계기로 한국어를 더 빨리 배울 수 있었어요. 오해를 만들고 싸우지 않기 위해서요.


Q :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어서와' 출연 후 많은 주목을 받았잖아요. 연습생 신분으로서 유명해진 건데 어땠어요?


솔직히 주목받아서 많은 분의 응원을 받은게 감사하죠. 그런데 제가 아직 데뷔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인으로 비춰지는 걸 원했던 건 아니였어요. 저는 완벽하게 준비해서 멋진 모습으로 데뷔해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게 아니다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죠.


Q : 그럼 '어서와'는 어떻게 촬영하게 된 거예요?


'비정상회담' 출연 이후 촬영 제의가 와서 출연하게 됐어요. 원래 출연할 생각이 없었는데 한국에 오고 싶어하던 친구들이 생각났어요. 학생이다 보니 한국을 찾아오는게 금전적인 부분에서 쉽지 않거든요. 친구들에게 제가 보고 느낀 한국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그 때 많이 돌아다니긴 했는데 더 길게 못한 게 아쉬워요. 인생에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더 그렇죠.


Q : 친구들이 한국을 다녀간 뒤로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친구들은 각자 다른 도시에서 학교를 다녀서 방학 때 고향으로 돌아와요. 그래서 촬영을 7~8월에 했죠. 한국에 관해 얘기하면 또 놀러오고 싶다고 말해요. 친구들은 당시 가지 못한 곳이 있어서 많이 아쉬워해요.



Q : 친구들도 친구들이지만 본인이 주목받은 건 아름다운 외모와 외국인인데 한국인처럼 생겼기 때문인 건 알아요?


에이, 왜 그러세요. 저는 러시아에서 '예쁘다'는 소리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어요. 오히려 저는 러시아에 있을 때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했는 걸요. 그래서 한국와서 처음으로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냥 인사치레나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혼혈' 관련한 질문은 항상 받는데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SNS에 하도 질문해서 한 번은 부모님 사진을 올린 적도 있어요. 어머니, 아버지 모두 러시아분이세요. 어머니는 순수 러시아 사람인데 이목구비가 작아요. 그래서 어머니도 혼혈처럼 보이세요. 아버지는 눈이 한국인 눈처럼 생겼어요. 두 분의 그 점을 닮아서 그런 오해를 받는 것 같아요.


Q : SNS를 보니 유은비라는 한글 이름도 있던데.


유지나의 유를 따서 만들었어요. 은비라는 이름은 예전에 한국 친구들이 제 본명을 부르기 어려워서 한국 이름을 지어줬어요. 여러 선택지 중 고른게 은비라는 이름이었죠. 모두 미(美)가 들어간 이름들이었는데 그 중 은비가 가장 어울려서 선택했어요.


Q : 은비라는 우리 이름도 있고 이제 데뷔해도 되겠어요. 그래서인지 최근 SNS 사진을 정리한 것 같던데.


이제 슬슬 데뷔 준비를 하고 있기에 정리한 부분도 있어요.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든 시기이기도 했고요. 저는 '어서와' 덕분에 SNS스타, 방송인으로 알려졌잖아요. 그 부분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추억이 있는 사진만 남기고 정리했어요.



Q : 슬슬 데뷔 준비를 한다면 D-Day가 멀지 않은 건가요?


네, 사실 데뷔 일정이 잡혔어요. 몇 달 뒤에 데뷔해요. 올해 11~12월에 데뷔하는 계획이 세워졌어요. 곡 작업도 손보는 단계에 있어요. 이번 주부터 데뷔 준비로 바빠질 것 같아요. 그래서 7월 말에 고향에 다녀왔어요.


Q : 스웨틀라나의 데뷔가 기다려지는데요. 기존에 알려진 모습 외에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궁금해요.


제 주 분야는 랩인데요. 가사도 직접 쓰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까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랩 할 때는 신경 많이 쓰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Q : 준비가 착착되고 있는 것 같아 기대되네요. 그럼 앞으로 계획은 데뷔 후 성공하는 것이겠네요?


저는 즉흥적인 사람이라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진 않는데요. 그래도 데뷔해서 저와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과 성공하고 싶어요.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고요. 제가 지금 조금 알려져 있어서 부담도 돼요. SNS에서 좋은 말 해주는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멋진 모습으로 데뷔해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지금까지 아이돌 중에는 토종 러시아 사람은 없거든요. 최초의 러시아 출신 아이돌로서 러시아에 관한 편견을 제가 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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