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안타 김하성 \'산뜻한 출발\'
‘2018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켈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렸다. 김하성이 1회초 1사 중전안타를 치고 있다. 2018. 8. 30.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새로운 일본킬러가 나타났다. 지난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돔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던 김하성(23)이 일본의 기를 꺾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결승포를 터뜨리며 10년 국가대표 유격수 자리를 예약했다.

김하성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일본과 슈퍼라운드에서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1회초 일본 선발투수 사타케 카츠토시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렸고 3회초에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한국에 선취점을 안겼다. 4회초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등 불과 이틀 전까지 장염과 고열로 고생했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맹활약을 펼쳤다.

어쩌면 예고된 맹활약이었을지도 모른다. 프로 2년차였던 2015시즌부터 소속팀 넥센의 주전 유격수가 된 그는 매시즌 자신의 한계를 무너뜨리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풀타임 2년차부터 20홈런 28도루로 20-20 클럽에 가입했고 풀타임 4년차였던 지난해에는 4번 타자를 맡아 23홈런 114타점으로 역대 유격수 중 세 번째로 100타점을 넘겼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2017년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만 24세 이하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처음 경험하는 도쿄돔 경기에서 일본 에이스 야부타 가즈키에게 홈런을 쏘아 올리며 국제대회서도 진가를 고스란히 발휘했다.

선 감독은 이번 AG 대표팀을 구성할 때 유격수 자리에 김하성부터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 관계자들은 김하성을 두고 “향후 10년을 책임질 국가대표 유격수”라고 입을 맞춘 듯 얘기한다. 그리고 김하성은 벼랑 끝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천금의 홈런을 터뜨렸다. 김하성의 3회초 홈런을 시작으로 한국은 박병호와 황재균이 솔로포를 작렬하고 5회초 안타 3개로 2점을 올리며 사실상 결승전 티켓을 확보했다. 지난 26일 대만전 이후 자카르타의 오염된 배수시설로 인해 고열과 장염에 시달렸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새로운 일본킬러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후 김하성은 “지금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관리를 잘 받았기 때문에 오늘 경기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대만전 다음날 새벽에 열이 너무 많이 났다. 몸이 너무 힘들더라. 열도 나고 배탈도 났다. 무엇보다 경기에 못나가서 힘들었다”고 27일 인도네시아전 당시 야구장이 아닌 의무실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봤다.

대표팀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열어야 한다. 과거 이승엽이 김현수에게 일본 킬러 바통을 넘긴 것처럼 이제는 김하성이 김현수로부터 일본 킬러 자리를 물려받고 있다. 김하성은 “어릴적부터 일본전은 자신이 있었다. 오늘도 자신있게 치려고 했고 그래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면서 “홈런이 나오기 전에 (박)병호 형이 다이빙 캐치를 하면서 분위기를 탄 것 같다. 결승전 상대가 누가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이든 대만이든 다시 만나는 팀에게 분명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대만과 만나도 지난 번처럼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남은 2경기를 다 이겨서 금메달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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