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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비록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의 짧고 강렬한 라커룸 스피치는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SNS를 통해 지난 29일 한국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을 킥오프를 앞두고 박 감독이 라커룸에서 마지막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과의 대회 준결승에서 1-3으로 졌다. 한국은 이승우가 2골을 몰아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베트남은 0-3으로 뒤지던 후반 25분 프리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 둘러 싸여서 비장한 목소리로 “걱정하지마라”를 외쳤다. 그는 베트남이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한국에게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선수들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등 유럽파들이 버티고 있는 한국과의 맞대결에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면을 보듬어주는데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감독은 “패스는 우리가 더 잘한다. 우린 정신력도 강하다”라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박 감독은 고국에서 경기를 지켜볼 팬들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경기장에 팬들 온 것 봤지, 국민들이 TV앞에 다 모였다”라면서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 베트남이 한국을 무너뜨린다”라고 외치면서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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