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아는 형님'이 대중의 공분을 뚫으면서까지 신정환을 섭외한 의중은 무엇일까. 예능에서 일말의 감동이라도 이끌어내고 싶었던 거였다면 실패한 분위기다. '아는 형님'만의 특유의 유쾌함도 퇴색됐다.


1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는 그룹 룰라 특집으로 꾸며져 멤버 신정환, 채리나, 김지현이 출연했다.


신정환보다 먼저 스튜디오에 등장한 채리나와 김지현. 채리나는 '아는 형님' 멤버들에게 "우리가 오늘 혹을 들고 왔다"며 신정환을 소개했다. 신정환은 쭈뼛쭈뼛하며 모습을 비췄고 "외국에서 빙수 사업을 했고, 먹고살려고 지인의 운전기사를 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이후 룰라의 과거 영광에 대한 본격적인 토크가 이어졌고 '아는 형님' 멤버들은 이야기 중간 직접적으로 '필리핀', '뎅기열', '도박', '카지노' 등을 언급하며 신정환이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정환은 눈을 질끈 감는 행동을 보였고 채리나는 그런 신정환을 다독였다.


이어 채리나는 "잘 나온 사진을 자료화면으로 써달라"며 카메라를 향해 자신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김희철은 신정환에게 "형도 해. 모자이크 돼서 나가잖아"라고 거들었고, 서장훈과 강호동은 "존경스럽다", "대단하다"며 김희철의 언변에 감탄(?) 했다.


신정환은 한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자 해당 카메라 감독에게 "저 아세요?"라고 물었고, 김희철은 "들어갈 때 취재하셨대"라고 말했다. 앞서 신정환이 두 차례에 걸쳐 도박 혐의로 입건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신정환은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아내와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 하루에 6시간씩 걸었더니 수술한 다리가 부은 적이 있다. 아내가 쓰레기통 두 개를 비우고 오더니 온수를 담아 다리를 넣어보라고 했다. 그 순간 울컥해서 결혼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상황이 나빴음에도 믿어준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연예인이 아닌 인간 신정환의 모습을 어필했다.


또 "하지 말아야 될 일을 해서, 그것에 대한 잘못과 빚은 평생 갈 것 같다. 한순간에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두며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겠다"며 자신을 믿어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아는 형님' 멤버들은 신정환의 과오를 재료로 농담을 건네며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평소 다른 게스트들에게도 다소 짓궂은 표현으로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번에는 스튜디오에 있는 '그들만' 즐거웠다.


앞서 신정환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는 형님' 제작진에게 비난의 화살을 쐈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해서였는지, 매주 내보내던 보도자료도 '룰라 편'에서는 침묵했다. 보도자료란 다음 방송 내용을 일부 담은 것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발언을 언급한 일종의 홍보 자료다. 제작진의 의도는 밝혀진 바 없지만, 확실한 건 룰라 편은 '아는 형님'과 신정환에게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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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