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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베트남의 히딩크’로 거듭난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금의환향했다.
박 감독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이른 시간에도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와 더불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올 1월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의 준우승 신화를 이끈 그는 최근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상 첫 4강 진출 업적을 달성했다. 베트남에서 박 감독은 단숨에 축구 영웅으로 거듭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내가 추구하는 축구 철학을 잘 따라준 덕분”이라며 “아시안게임 기간 한국 국민들이 베트남 축구에도 성원을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당분간 국내에서 쉬다가 이달 말 국제축구연맹(FIFA) 초청으로 러시아 월드컵 기술세미나에 참석한 뒤 하노이로 돌아간다. 내달엔 대한축구협회 협조를 얻어 베트남축구대표팀을 이끌고 파주NFC에서 열흘간 전지훈련 할 예정이다. 11월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 대회인 스즈키컵(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준비 일환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귀국 소감은.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조국에 오게 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시안게임 기간 국민들이 베트남 축구에 성원 보내주셔서 고맙다.
- 베트남 내 열기가 대단하다. 올 1월 (중국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 준우승 때와 또 달랐을 것 같다.메달을 따진 못했기 때문에 중국 대회보다 정부에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도 베트남 국민이 너무나 반겨주셨다.
-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수식어가 붙는데.베트남에서 작은 성적을 거뒀다고 해서 히딩크 감독과 비교하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 아시안게임 4강 성적을 두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우리나라 4강 신화와 비교한다.그런 느낌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생각으로 했다. 메달은 못 땄지만 내가 알기론 50년이 넘는 세월 만에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조금이나마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기지 않았나 싶다.
- 선수들 발 마사지 해주는 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사실 내가 동영상 사이트 등은 잘 못 본다. 이게 기사거리가 되는지도 몰랐다.(웃음) 의무진이 2명 밖에 없어 손이 모자르다. 경기나가는 선수가 혼자하고 있어서 내가 해줬다. 그 친구가 찍어서 사이트에 올린 것 같은데, 많이 혼냈다.
- 현지에서 감독을 향한 애정을 느끼나.언어소통이 안 돼서 신문을 못 본다.(웃음) TV에 많이 나오는 건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해서 느낌은 알고 있다.
- 베트남 사령탑에 부임한지 11개월이다. 단기간에 성적을 낸 원동력은.10월 25일이면 만 1년이 된다. 중국 대회부터 아시안게임까지 나 혼자 힘으로만 감당하긴 어려웠다. 이영진 수석코치처럼 한국인 코치와 베트남 코치 등 스태프가 최선을 다했다. 또 선수들이 내가 추구하는 점을 합심해서 잘 따라준 결과다.
- 국내 일정은.(국제축구연맹 기술세미나 초청을 받아서)21일께 영국에 갈 예정이다. 그리고 하노이로 다시 넘어간다.
- 11월 스즈키컵(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이 열리는데.베트남 V리그 경기를 지속해서 봤기 때문에 선수 파악을 다 돼 있다. 10월 1일에 35명 출전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준비는 돼 있다.
- 어제 다른 동남아 국가 감독과 비교하면서 박 감독의 대우가 열악하다는 보도가 화제를 뿌렸는데.(웃으며)베트남에서 선수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연봉 문제는 크게 생각해본 적 없다. 그저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 베트남이 우리와 비교해서 가진 장점이 있나.한국 축구와 비교할 순 없다. 다만 베트남 나름대로의 길이 있다. 선수간의 단결심이 강하고 목표의식 굉장히 강하다. V리그가 함께 하려는 의지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나름대로 민첩성이나 짧은 패스 등 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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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파주NFC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전지훈련한다던데.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스즈키컵 대비 차원에서 협조를 구했다. 마침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으로 아마 10월 17일부터 열흘 정도 파주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K리그 경기가 있어 1.5군이나 이런 팀과 두 차례 비공식 경기 하고 돌아갈 예정이다.
- 스즈키컵이 동남아에서 가장 큰 대회다. 베트남 축구에 대해 기대가 커졌는데.가면 갈수록 기대가 커진다. 사실 아시안게임은 베트남에서 기대한 대회가 아니다. 그러나 기대 이상 성적을 거뒀다. 스즈키컵은 정말 중요한 대회인데, 베트남 국민 기대가 당연히 크다. 부담되나 걱정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이것도 즐기면서 도전해야 한다.
- 아시안게임 4강 기대 이상의 성적인데.대회 나가기 전에 베트남 문체부 장관과 미팅했다. 장관께서 아시안게임은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더라. 베트남 언론도 아시안게임에 그렇게 기대하지 않는 느낌을 받은 건 사실이다.
- 민관 외교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독 덕분에 한국인 이미지가 좋아졌는데.내가 축구하는 것으로 그런(외교관) 역할이 되겠나. 난 축구 밖에 모른다. 어쨌든 항상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베트남에서 축구 감독으로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 감독 덕분에 한국인 지도자가 동남아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것 같은데. 조언 해준다면.나보다 유능한 지도자가 한국에 많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전 기회가 온다면 추천하고 싶다. 도전은 성공과 실패로 나뉜다. 도전을 해봐야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는 거 아니냐. 한국에서보다 의미를 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지도자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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