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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이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 축구의 확실한 해결사인 손흥민(26·토트넘)의 ‘벤투호’ 합류다.
손흥민 없이 현지에서 아랍에리미트(UAE) 아시안컵을 대비중인 축구국가대표 ‘벤투호’는 사흘 뒤인 7일 열리는 조별리그 첫 경기 필리핀전에 맞춰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애쓰고 있다. 새해 첫 날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0-0 무)에서 플랜B를 실험하며 예열한 대표팀은 손흥민 없이 조별리그 2경기(필리핀, 키르기스스탄)를 치러 16강행을 확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손흥민은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뛴 뒤 UAE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어차피 손흥민의 활용을 극대화해야 하는 건 토너먼트부터다. 자칫 조별리그 초반 2경기에서 흔들리면 16일 열리는 중국전에서 손흥민을 무리하게 투입할 수도 있다. 계획대로 다득점 2승을 챙긴 뒤, 중국전에 최대한 손흥민을 아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이끄는 게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아시안컵은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는 분위기여서 전방에서 방점을 찍을 공격수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물오른 골감각을 뽐낸 황의조에게 거는 기대도 있으나, 국제 무대 경험이 많은 손흥민이 함께 날아오를 경우엔 위력이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최상의 몸 상태로 UAE에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
혹사 논란 속 11월 A매치 기간 휴식으로 반전을 꾀한 손흥민은 최근 9경기 8골 4도움으로 오름세이나 또다시 강행군을 해왔다. 지난해 11월25일 첼시전에서 리그 마수걸이 포로 깨어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일 카디프시티전 시즌 11호골(리그 8호골)까지 38일간 12경기를 소화했다. 이중 교체 출전은 2경기에 불과, 10경기나 선발로 나섰다. 특히 연말 ‘박싱데이’가 포함돼 최근 열흘 사이 4경기를 소화하는 등 주중, 주말 쉴 새 없이 바빴다. 리그 선두 추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치열한 사투 속에서 손흥민은 모든 것을 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1월 손흥민이 자리를 비우는만큼 좋은 컨디션의 그를 최대한 차출 전까지 활용할 뜻을 보였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3경기가 더 남아 있다. 5일 오전 4시45분 트랜미어 로버스와 FA컵 64강을 시작으로 첼시와 리그컵 4강 1차전(9일), 맨유와 리그 22라운드(14일)다. 관심사는 4부리그 소속인 트랜미어와 FA컵 경기에서 손흥민이 모처럼 휴식을 취하느냐다. 경기 나흘 뒤 안방에서 첼시와 중대한 승부가 있어 로테이션 차원에서 백업 공격수를 출전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단판 승부이고 에릭 라멜라처럼 확실한 대체 자원이 종아리 부상 등으로 신음하고 있어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어차피 손흥민이 떠난 뒤에도 남은 공격수들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만큼 하부리그 팀이어도 손흥민을 끝까지 활용할 수도 있다. 반면 벤투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이 최소한의 휴식을 한 뒤 대표팀에 오는 게 더 부담이 없다.
한편 ‘스포츠몰’ 등 영국 일부 언론은 트랜미어전에서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대신 페르난도 요렌테와 루카스 모우라, 조르주-케빈 은쿠두 등 벤치 자원들이 대거 선발로 나서리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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