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감독
마르첼로 리피 중국대표팀 감독이 15일 한중전 사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부다비 | 도영인기자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중국이 먼저 에이스를 빼겠다고 선제 공격을 날렸다. 한국의 대응은 어떨까.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중국대표팀 감독이 한국과 운명의 한판 승부를 앞두고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물론 승리 의지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16일 오후 10시30분 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경기장에서 2019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치른다. 하루 전날인 15일 양팀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리는데 먼저 마이크 앞에서 선 인물은 리피 감독이었다. 백전노장 리피 감독은 지난 11일 필리핀전 3-0 완승 뒤 “한국전엔 로테이션을 쓸 것이다. 한국도 그럴 것”이라며 일찌감치 신경전을 펼쳤다.

그런 리피 감독이 15일엔 한 술 더 떠 필리핀전 멀티골로 승리 주역이 된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득점왕 우레이를 빼겠다고 확언했다. 그는 회견 초반부터 우레이를 언급했다. “먼저 우레이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소속 구단(상하이 상강)과 메디컬 상태를 공유하고 있다”는 그는 “우레이는 한국전에 나서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의 몸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레이는 어깨 등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까지 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 매체도 있다. 어쨌든 아시안컵 23인 엔트리에 포함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리피 감독은 부상 등을 대비해 패하면 바로 집에 가는 16강부터 우레이를 쓰면서 한국의 시선을 분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레이가 빠지면 중국 공격의 방향이 한 쪽으로 쏠리기 어렵다.

이제 파울루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에게 공이 넘어갔다. 한국도 주포 손흥민 문제로 갑론을박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에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45일간 소속팀 토트넘에서 13경기를 연속 출전했고, 그 중 12차례가 선발 투입이었다. 평균 출전시간이 무려 75분에 이른다. 게다가 14일 밤새 6시간 비행기를 타고 UAE에 왔기 때문에 피곤한 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중국전에 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한국이 중국을 이기지 못해 C조 2위가 되면 8강에서 이란을 만나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무조건 손흥민을 빼기도 어렵다.

리피 감독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는 톱 클래스 선수”라고 존중했다. 이어 “한국은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한 명을 마크하기보다는 팀으로 대비하겠다”며 손흥민을 칭찬하면서도 한국의 전체적인 전력을 대비하겠다고 했다.

리피 감독의 에이스 결장 발언에 벤투 감독은 어떻게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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