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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이 정도면 꽃길이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최상의 토너먼트 대진표를 받아들게 됐다. 힘든 상대를 피하며 결승에서 마지막 힘을 쓸 수 있는 시나리오와 만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끝난 2019년 아시안컵 아시안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대표로 한국과 함께 출전했던 4팀 중 이란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를 피했다. 이번 대회 16강 대진을 보면 한 쪽에 요르단-베트남, 일본-사우디아라비아, 이란-오만, 중국-태국으로 짜여졌다. 다른 한 쪽은 한국-바레인, 카타르-이라크, 호주-우즈베키스탄, UAE-키르기스스탄으로 이뤄졌다. 한국은 바레인을 누르면 카타르-이라크전 승자와 준결승 티켓을 다툰다. 4강에선 호주나 UAE를 만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고의 대진표를 받아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아시아 최강 이란을 일단 준결승까지 마주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이란과 함께 우승후보 3강 중 하나인 일본도 결승에서나 만난다. 일본은 18일 끝난 조별리그 최종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내줘 2위로 마감하고 한국 쪽 대진표로 넘어오는 듯 했으나 후반 시오타니 츠카사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F조 뒤집기 1위에 성공했다. 이는 일본이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준결승에서 이란 등 강팀들과 혈투를 벌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란 역시 일본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준결승이 불가피하다.
반면 한국은 나름대로 수월한 상대와 만나게 된다. 제 실력만 발휘하면 결승행 확률이 충분하다. 우선 16강 상대 바레인은 적수가 되질 못하고, 준결승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는 호주나 UAE도 마찬가지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전력이 뚝 떨어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패했고, 최종전에선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시리아를 3-2로 간신히 이겼다. UAE는 개최국 이점을 빼면 평범한 팀이다.
다만 한국이 조심해야 할 라운드는 8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이라크 승자와 싸우는데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3전 전승 10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스트라이커 알모에즈 알리가 7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바짝 다가섰다. 이라크 역시 조별리그에서 이란과 비기는 등 홈그라운드 같은 중동의 이점을 안고 싸우는 중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두 팀을 못 넘을 것은 없다.
한국은 예전 아시안컵에서 결승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1996년부터 2011년까지 5대회 연속 8강에서 이란을 만나 혈투를 벌인 탓에 이란을 이겨도 4강에서 탈락했다. 4년 전 호주 대회에선 이란이나 일본과 부딪히지 않아 결승에 올랐으나 홈팀 호주에 연장 접전 끝에 졌다. 이번엔 다르다. 정상까지 내달릴 찬스를 만났다. 16강을 두바이에서 치르고 8강부터 결승까지 아부다비에서 계속 치러 이동이나 체력 소모가 덜하다는 것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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