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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지난해 후반기 부임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단기 목표였던 아시안컵 우승은 실패로 끝났다.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다. 이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 전술이나 선수 구성 면에서 변화보다는 보수, 유지를 택하는 성향이 있다. 부임 후 많은 선수들을 확인했으나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의 경우 파격이라 할 만한 의외의 발탁은 없었다. 유럽파 중심의 오래 된 베테랑들을 중용했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포메이션과 전략, 심지어 교체 카드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아시안컵을 허무한 실패로 마감한 벤투 감독은 기로에 선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다. 이청용 역시 은퇴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베테랑들이 퇴장한다면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뿐만 아니라 이용(1986년생)이나 정우영(1989년생) 등도 나이가 많은 편이라 다음 월드컵에서 지금의 기량을 유지할 지 알 수 없다. 포지션 전체에 걸쳐 선수 선발의 방향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계약기간은 2022년까지다. 최종목표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의 성공이다. 아시안컵의 경우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보수적인 선택을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월드컵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면 어린 선수들을 호출해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발렌시아의 이강인, 바이에른뮌헨의 정우영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이미 프로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강인의 경우 코파델레이와 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2001년생으로 아직 10대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고 이미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리저브팀 에이스로 활약하다 이제 1군에서도 자주 훈련하는 정우영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까지는 프로의 맛만 보고 있으나 아르연 로번과 프랭크 리베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이 되면 정우영에게도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꾸준히 관찰하는 재목이기도 하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연령대라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이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연령대 대표팀은 차출 의무가 없어 두 선수의 소속팀에서 반대하면 데려와서 확인할 수가 없다. A대표팀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하는 A매치나 대회 차출은 소속팀에서 거부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이 원한다면 이강인과 정우영은 언제든 대표팀에 올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서서히 라리가에서 1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백승호(지로나) 같은 선수도 후보가 될 수 있다. 수준 높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만큼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벤투 감독에게는 좋은 옵션이다. 유럽파 외에도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어린 선수라면 중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지금은 유망주에 불과하지만 2~3년 후 월드컵 최종예선, 혹은 본선까지 어떻게 성장할지 알 수 없다.

여러모로 세대교체를 주도할 적절한 시기다. 한국은 다음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2차부터 시작한다. 올해 9월 열리는데 상대국들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실험이 가능하다. 벤투 감독의 보수적인 성향과 별개로 폭넓게 선수단을 활용하면 카타르월드컵에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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