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요즘 브랜드마다 롱패딩 재고를 털어버리기 위한 파격 세일이 한창이다.

[스포츠서울 유인근기자] 지난해 겨울 아웃도어의 최대 효자상품은 롱패딩이다. 2017년부터 열풍이 불기 시작한 롱패딩은 지난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맞아 광풍이 불었다. 롱패딩은 불황기 아웃도어 시장에 큰 인기몰이를 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아웃도어 시장에서만 롱패딩이 200만 장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겨울 스포츠·아웃도어 부문을 비롯한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는 롱패딩 완판과 재입고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네파, 디스커버리, 밀레 등이 완판 행진을 했고 특히 ‘수지 패딩’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K2의 ‘포디엄 벤치코트’는 재입고되는 족족 팔려나가 5차 리오더(추가주문 재생산)까지 진행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믿었던 롱패딩이 불과 1년도 안된 올 겨울엔 효자는 커녕 천덕꾸러기 불효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봄이 코 앞인데 아웃도어업체마다 롱패딩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롱패딩 판매율이 전월보다 2% 줄었고, 12월에는 전월보다 59% 떨어졌다. 옥션에서도 12월부터는 판매율이 29%로 급감했다.

브랜드마다 올겨울에도 롱패딩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공급량을 대폭 늘린 탓에 판매 부진의 충격이 더 크다. 디스커버리는 지난해보다 두 배 늘린 60만장의 롱패딩을 생산했고, 네파는 12만~30만장, K2는 11만~25만장으로 늘렸다. 그런데 역대급 강추위와 함께 겨울철 외투 수요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올 겨울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2월20일까지 서울의 한파 일수(영하 12도 이하)는 단 하루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년여 유행을 타다 보니 서서히 롱패딩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이 늘면서 판매율 부진을 부채질했다.

문제는 재고다. 생산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재고도 그만큼 쌓였다. 아웃도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롱패딩 생산량을 크게 늘렸는데 예상보다 판매율이 저조했다. 그만큼 재고가 많이 남았다. 각 브랜드별로 요즘 재고 처리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대형매장에 가보면 롱패딩 재고 처리를 위해 반값 할인 판매가 줄을 잇고, ‘1+1’ 이벤트와 최대 80% 할인 등이 진행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롱패딩의 인기는 실종됐지만 경량패딩 같은 간절기 의류가 인기다. 신상품을 예전보다 좀 일찍 출시해서 이로 인한 매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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