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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래서 ‘박항서 매직’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 K조 3차전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라이벌 태국을 잡은 베트남은 3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 여유롭게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예상 밖으로 베트남의 압승이었다. 베트남은 전반 17분 만에 하둑친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다. 리드를 잘 지킨 후 후반 8분 호앙둑이 추가골을 터뜨렸고, 10분 후 탄충이 스코어를 3-0으로 만드는 득점에 성공했다. 추가시간 4분에는 트란탄손이 승리를 알리는 축포까지 터뜨리며 안방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태국은 베트남의 기세에 밀려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완패했다.

태국은 베트남의 전통적인 숙적이다. 한국과 일본처럼 서로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관계다. 실력도 비슷해 늘 접전을 벌인다. 승리하면 모든 것을 얻지만 패하면 타격이 크다. 박 감독에게도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그러나 박 감독은 특유의 치밀한 운영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교체로 투입한 트란탄손이 골을 넣으며 용병술까지 성공했다.

이번 대회 베트남은 K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브루나이를 6-0으로 대파했고, 난적 인도네시아를 만나 극적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을 상대로도 대승을 거두며 3경기 11득점 무실점이라는 뛰어난 기록으로 예선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시아 대회에서의 상승세가 이번 U-23 챔피언십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박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U-23 대표팀을 맡았다. 지난 아시안컵 종료 후 U-23 대표팀 자리에서 물러나 A대표팀에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에서 반대해 무산됐다. 그만큼 박 감독을 향한 신뢰가 컸다. 이번 예선을 통해 베트남이 왜 박 감독을 그토록 신뢰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어려운 조에서 패배 없이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 박 감독의 지도력도 다시 한 번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

본선 진출의 의미는 크다. 이번 대회에는 쯔엉과 콩푸엉 등 1995년생 ‘황금세대’가 빠졌다. 박 감독은 1997년 이후 태어난 선수들을 호출해 기량을 점검하고 올해 말에 열리는 동남아시아게임(시게임)까지 대비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은 본선에 올랐고, 가능성 있는 22세 이하 자원까지 확보했다. 박 감독 처지에선 최상의 결과를 손에 얻은 셈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