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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일찍 피어나지 못한 선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올 시즌 경기도독립야구연맹(GIBA)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원은 과거 KBO리그 삼성에서 김민으로 활동하다가 개명한 고양 위너스 포수 김태성(30)이다. 그간 독립리그에서 프로에 직행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지난 2012년 고양 원더스 출신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희성을 시작으로 2017년 파주 챌린저스를 거친 두산 현기훈(개명전 현기형)과 김호준, 지난해 SK행에 성공한 독립리그 타격 3관왕 출신 김규남(전 고양 위너스) 등이다. 최근엔 대학을 포기하고 독립구단을 선택하거나 프로에서 실패한 뒤 독립구단에서 재도전하는 선수들이 증가하면서 독립리그에서 프로로 진출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그래도 매해 1~2명 눈에 띄는 보석이 등장해 리그의 존재가치를 보여준다. 김태성은 올해 GIBA 리그 선수 중 공수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고 여러 지도자로부터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만 한 재능”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독립야구 경기도리그가 개막한 23일 경기도 광주 팀업캠퍼스에서 본지와 만난 그는 “야구에 대한 미련이 너무나 많이 남아서 독립리그에서 재도전을 선택했다. 꼭 다시 프로에 가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중앙고~고려대 출신인 그는 대학 시절 일부 대회에서 타격왕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2년 고려대 졸업 이후 넥센(현 키움)에 신고선수로 들어갔다. 1군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그는 그해 국내 최초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로 옮겼다가 이듬해 말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에 돌아왔다. 2014년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타율 부문 10위(0.329)에 오르는 등 1군을 향한 꿈을 키웠다. 그러나 1군 무대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결국 2015년 현역으로 입대했다. 2017년 말 전역 이후 삼성에서 나온 뒤 고민을 거듭하다가 고양 위너스 유니폼을 입었다. 개명한 것도 그해였다. 그는 “삼성 시절 퓨처스에서 꾸준히 뛰면서 많이 배웠는데 그땐 진중한 자세가 부족했다”며 “전역 이후 골반 부상이 지속돼 팀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프로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포기하려던 야구에)미련이 남더라”며 “밖에서 야구를 보니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게 보였다. 후회 없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율 0.667(78타수 52안타)에 62타점 11홈런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초반에도 타율 1위(0.800), 타점 2위(12개) 등 타격 부문에서 전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안방마님으로 수비 리딩도 한결 더 여유로워졌다는 평가다. 계형철 고양 감독은 “김태성은 현재 최소 프로 2군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기량이나 성실한 자세를 보면 1군 도전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성이 다시 알려지면서 최근 KBO리그 한 팀이 그의 독립리그 기록을 세부적으로 취합했고 출전 경기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리그의 한 관계자는 “김태성 영입과 관련해 논의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태성은 “꼭 프로에 복귀해서 일찍 피어나지 선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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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후원하고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최하는 독립야구 경기도리그는 이날 김희겸 경기도 부지사와 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각 시·군 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대회에 참가하는 경기 소재 독립구단 성남 블루팬더스, 고양 위너스, 양주 레볼루션, 파주 챌린저스, 연천 미라클, 신한 의정부 선수단 및 관계자가 모두 참석했다. 팀 당 20경기씩 총 60경기를 치른다. 경기도는 최근 독립야구단 지원으로 프로 진출을 꿈꾸는 청년에게 재도전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경기도리그를 준비했다. 6개 팀에 출전경비와 용품, 상금 등을 지원한다. 김 부지사는 “도 핵심 가치인 ‘공정한 세상’ 기치에 맞게 참가하는 젊은 선수들이 용기를 갖고 꿈을 갖고 도전하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