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영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여 온 배우 류수영이 최근 종영한 MBC 주말극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류수영은 극 중 건하그룹 후계자로 모든 걸 가졌지만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엄마를 잃은 상처로 비뚤어진 애정관을 가진 ‘강인욱’으로 분했다. 아내를 향한 지독한 사랑, 비뚤어진 애정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드라마에선 섬뜩한 ‘집착 남편’이지만 현실에선 둘도 없는 ‘사랑꾼’이다. 지난 2017년 배우 박하선과 결혼 후 달달한 결혼생활을 공개해왔던 류수영은 아내밖에 모르는 사랑꾼 남편이자 딸 바보다. 실제로 만난 류수영은 작품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가다가도, 아내와 딸 이야기만 나오면 해맑게 웃어 보였다.

-드라마를 본 아내 박하선의 반응은 어땠나?

1회를 보고 엄지를 치켜올려 줬다. 그런데 계속 악역 연기가 반복되니까 보기 힘들어하더라.

-극 중 캐릭터에 몰입하면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편인가?

전에는 예민한 편이었는데, 결혼을 하니 전처럼 예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빠가 되니까 내 기분대로만 행동할 순 없다. 되려 아들로서 살아온 인생은 되게 편했구나 하며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또 부부가 둘 다 배우니까 서로 예민하고 바쁜 거에 대해 서로 잘 안다. 연기적인 얘기가 나오면 다툼의 여지도 있기 때문에 집에 와서는 연습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일을 집에 가져가려 하지 않는다.

-데뷔 이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힘들진 않나?

‘무위도식’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웃음) 여행 좋아하고 쉬는거 좋아하고 쓸데없는 책보는거 좋아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완전히 바뀌었다. ‘어른이’가 된 느낌이랄까. 인정 받는거에 대한 기쁨을 찾고 있다. 열심해 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보람을 찾는다. 최근 전주영화제에 갔는데, 관객 하나 없을 수 있지만 열정 넘치는 후배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충분한 자본아래 호화스럽게 연기하고 있으니 적어도 시청자에게 뭔가의 감정의 변화를 느끼게 해야하지 않나. 그럴려면 잘 해야되고 그럴려면 쉬지않아야되는 거 같다.

류수영
‘슬플 때 사랑한다’ 류수영. 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최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이승윤과 출연해 절친 케미를 뽐냈다.

이승윤씨랑 예능을 뭐 하나 해볼까 생각 중이다.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승윤이형 실제론 되게 웃긴 사람인데 나랑 있으면 더 돋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 둘 다 잘 되서 넷플릭스 단독 프로그램도 한 번 해보고 싶다.

-딸바보로 유명하다. 둘째 계획도 있나?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이지 않나.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웃음) 그런데 이게 아빠로서 욕심이라서, 결국은 내가 잘해야 한다. 둘째는 남편 하기에 달렸다가 뭔 얘긴지 이제 알겠다. 엄마는 집에 와도 쉬는게 아닐 때가 많다. 아내가 집에 와도 아이 때문에 연기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몰래 차에 가서 하기도 한다. 내색은 안 해도 본인도 많이 힘들 거다. 늘 미안하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프로그램 측에서 기저귀도 보내주고 그랬는데.(웃음) 샘 해밍턴이랑 친해서 게스트로 몇 번 출연하긴 했다. 여러가지 고민을 했지만 아내와 내가 연기를 하다보니 장기적으로 같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부담이 되더라. 또 함께 나오는 모습이 자주 비춰질 경우, 박하선을 생각하면 류수영이 떠오르지 않나. 아내 얼굴을 봤을 때 남편이 떠오르면 맡을 수 있는 배역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도 공개되면 부모와 같이 연예인의 삶을 사는 거니, 쉬운 선택은 아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