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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루블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지난 9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하프타임에 한 폴란드 기자가 기자석으로 찾아와 질문 하나를 던졌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이 선수들이 손흥민처럼 군대에 안 갈 수 있나?”라는 것이었다.

한국 선수들의 병역 문제는 지난해 손흥민이 시즌 도중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이슈가 됐다. 당시 손흥민이 뛰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 남미, 북미, 아시아 전역에서 손흥민의 병역 혜택 여부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된 손흥민의 거취를 궁금해 하는 언론이 많았다. 한참 전성기를 보내야 하는 선수라 관심도가 컸다.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큰 화제가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이름 있는 주요 외신에서도 병역 혜택 받는 방법을 잘못 보도하는 등 오보를 낼 정도로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적지 않은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이 폴란드 기자는 “한국 축구 선수들은 20대 후반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하는 것으로 안다. 손흥민은 지난해 혜택을 받았다고 들었다”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해야 축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현재로선 올림픽 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 전부라고 답하자 그는 “2002년에는 4강에 진출해 혜택을 받지 않았나?”라고 궁금증을 이어나갔다. 그는 “2002년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는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다”라는 기자의 답에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4강에 가면 이강인 같은 선수가 혹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라며 미소를 지은 후 자리를 떠났다.

외신 기자에게 병역 관련 질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강전 한일전을 앞두고 만난 일본 취재진은 이강인의 미래에 호기심을 가졌다. 한 기자는 “이강인도 군대에 가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강인은 만 18세로 아직 군대에 갈 나이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며 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이강인은 스페인어나 통역을 거쳐 외신과의 인터뷰를 갖는다. 이강인의 병역 문제도 자연스럽게 이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아시안게임도 취재했던 그는 “손흥민이나 황의조, 이승우 등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안다”라며 한국 선수들의 병역 상황을 꽤 자세하게 기억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강인은 아직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 다음에 도쿄올림픽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자의 답에 눈을 반짝이며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이강인처럼 좋은 선수는 유럽에서 더 오래 뛰어야 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해외에서도 관심 받는 병역 문제를 통해 한국 선수들의 달라질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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