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화의 10승 투수 대(代)가 끊긴지 오래다. 류현진(32·LA다저스) 이후 10승을 올린 국내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2010년대 한화 유니폼을 입고 10승 고지를 밟은 투수는 류현진과 안영명(35) 뿐이다. 그나마 안영명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커리어를 보내고 있는 투수다.

한화는 올시즌 역시 국내 에이스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한국을 떠난지 오래인데 그 뒤를 이을 ‘토종 에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2006년 18승을 거둔 이후 2011년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2012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9승(9패, 방어율 2.66)을 기록한 뒤 KBO리그 개인 통산 100승에 2승 만을 남겨놓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류현진 이후 한화 마운드에 10승 선발투수가 사라졌다. 2015년 안영명이 간신히 10승(6패 1홀드, 방어율 5.10)에 턱걸이했을 뿐이다.

국내 투수뿐 아니라 외국인 투수도 기대에 못 미쳤다. 2016년에는 송창식과 정우람의 8승이 팀내 최다승이었다. 2017년 알렉시 오간도가 10승(5패, 방어율 3.93)을 거두긴 했지만 19경기만 등판했다. 지난해 그래도 키버스 샘슨이 13승(8패, 방어율 4.68)을 수확하며 1선발 역할을 했다. 올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은 워익 서폴드와 채드 벨은 각각 6승과 5승에 그치고 있다. 둘이 동반 10승에 도전할 수 있지만 에이스의 위용을 찾아볼 수 없다.

장민재
한화 장민재.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한화의 경기. 2019. 5. 10.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나마 국내 투수 중 올해 장민재가 2015년 안영명 이후 4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리고 있다. 17경기에서 6승3패, 방어율 4.50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 막판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할 계획이다. 후반기 남은 등판에서 4승을 채워야 한다. 장민재 이외에 10승을 기대할 투수도 드물다. 장민재 이탈 후 한화는 선발로테이션을 짜기도 버거울 정도다. 창단 후 최하위권을 맴돌던 KT가 김민, 배제성, 김민수 등의 잠재력을 확인하며 반등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화의 국내 에이스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류현진 이후를 대비해야 했지만 이전 사령탑들은 눈앞의 성적에 급급했다. 지난해 한화 지휘봉을 잡은 투수 출신 한용덕 감독은 뒤늦게 팀의 미래를 좌우할 10승 투수를 만드느라 고생하고 있다. 김범수, 김민우, 박주홍, 김성훈 등에 이어 신인 박윤철까지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팀 성적 부진에 따른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래도 한 감독은 묵묵히 기회를 주며 테스트를 거듭하고 있다. 한 감독은 “당장은 힘들어도 우리 팀 미래를 생각하면 어린 투수들이 이겨내야 한다”며 비난을 감내하고 있다. 어린 투수들이 기대대로 커줘야 한 감독의 고뇌도 후일 보상받을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최근 5시즌 한화 투수 성적 (25일 현재)

연도=이름=승패(경기수)=방어율

2019=장민재=6승3패(17경기)=4.50

2019=서폴드=6승9패(20경기)=4.41

2019=채드 벨=5승9패(20경기)=3.97

2019=안영명=4승2패9홀드(44경기)=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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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샘슨=13승8패(30경기)=4.68

2018=안영명=8승2패8홀드(53경기)=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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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오간도=10승5패(19경기)=3.93

2017=윤규진=8승7패(36경기)=5.22

2017=배영수=7승8패(25경기)=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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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송창식=8승5패8홀드(66경기)=4.98

2016=정우람=8승5패16세이브1홀드(61경기)=3.33

2016=윤규진=7승7패1세이브3홀드(41경기)=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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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안영명=10승6패1홀드(35경기)=5.10

2015=탈보트=10승11패(30경기)=4.72

2015=권혁=9승13패17세이브6홀드(78경기)=4.98

2015=송창식=8승7패11홀드(64경기)=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