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고척스카이돔 찾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
임은주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이장석(53) 히어로즈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졌다. 구단 내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임은주(53) 부사장이 그 방아쇠를 당겼는데 자신까지 관련자로 묶였다. 본인도 처벌될 수 있는데 스스로를 향해 총을 쐈다고 볼 수 있다. 미스터리다.

임 부사장은 지난 9월 감사위원회에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을 제기했다. 몇몇 임직원이 옥중에 있는 이 대표의 의견을 받아와 구단 경영에 반영한 점을 꼬집었다. 공익제보로 볼 수 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행동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키움 구단도 옥중경영을 막기 위해 지난해 5월 임직원 상대로 이 전 대표와의 업무와 관련된 접견금지를 이미 공지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횡령죄로 실형을 받으며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영구실격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방아쇠를 당긴 임 부사장도 총에 맞았다. 키움 구단은 31일 “감사위원회의 감사과정에서 임은주 부사장 역시 옥중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사안이 중대하고 시급해 임 부사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문제를 제기한 임 부사장이 옥중경영의 연루자라는 의혹이다.

하지만 그림의 조각이 잘 맞지 않는다.

구단 발표에 근거하면 임 부사장은 ‘셀프 저격’, 자폭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키움 관계자 역시 이 아이러니에 대해 동의했다. 그는 “임직원 조사과정에서 추가 제보가 들어오며 임 부사장의 의혹도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자신도 역공을 당할 수 있는데 왜 문제 제기를 했는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제출하겠다고 하는 녹음 파일 등 증거자료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놓고 보면 3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 번째 생존경쟁이다. 임 부사장의 경우 자신은 결백하거나 빠져 나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두 번째 구단 수뇌부간의 감정싸움이다. 세간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물귀신 작전을 펼칠만큼 감정의 골이 서로 깊었을지 모른다. 세 번째 ‘정의’ 세우기다. 많은 경우 감추는 자가 범인인데 임 부사장은 이번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이었다.

향후 임은주 부사장의 거취에 대해선 키움 관계자는 “임 부사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기에 업무에서 배제했다. 감사결과에 따라 원복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KBO도 이 사태를 주시하며 “키움 구단으로부터 의혹에 대한 경위서를 받은 뒤 사실관계를 확인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겠다. 이 전 대표의 경영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히 징계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과연 내홍을 겪고 있는 키움 수뇌부의 미스터리가 어떻게 밝혀질지 관심을 모은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