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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오연아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금요일 밤을 꽉 채웠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드라마 스페셜 2019 ‘히든’에서 오연아는 서동현(김 건 역)의 엄마 공선주로 분해 폭발적인 열연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 오연아는 엇나간 모정으로 아이를 지킨 공선주의 서사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잡았다. 선주(오연아 분)는 첫 등장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몸싸움한 듯 늘어진 옷, 턱의 상처, 난장판이 된 거실 상태는 그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음을 알게 했기 때문.

이어 선주는 가출한 아들 건이 걱정에 경찰인 주경(류현경 분)에게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해 많은 이들의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특히 불안정한 표정과 흔들리는 눈빛, 떨리는 목소리에선 초조한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건이가 과실치사로 수사 받은 적이 있냐는 주경의 질문에 상관없다며 말간 얼굴로 되묻는 선주는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여기에 어떻게든 제 아들을 감싸기 위해 사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선주의 모습은 전과 다른 이기적인 모성애까지 느끼게 했다.

또한, 선주는 주경에게 건이가 어린 시절 친구 용현(유재상 분)을 만났다는 말을 듣고 놀란 듯 불안함을 내비쳐 그들에게 숨겨진 사연이 있음을 예케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인생이 무너질까 아이를 내몰았던 선주는 촌철살인 같은 주경의 말 한마디에 충격도 잠시, 모든 것을 부정하듯 용현만을 탓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의 처절한 모습에선 어느 하나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있던 것.

이처럼 오연아는 변모하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완성해 드라마의 몰입을 높였다. 아이를 향한 빗나간 사랑을 가진 공선주의 다양한 면면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내며 그의 저력을 다시금 체감케 했다.

특히 오연아는 용현의 도발에 참았던 분노를 터트리듯 대사를 하는 장면에선 선주 그 자체가 된 듯 흡입력 높은 호연을 보여줬다. 격변하는 감정을 시시각각 달라지는 눈빛과 표정, 호흡으로 담아내며 한계 없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에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매 작품, 매 캐릭터 색다른 면모를 선사하는 오연아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