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KPGA 신임회장으로 단독 입후보한 예스코홀딩스 구자철 회장. 사진제공 | K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수익을 낼 수 있는 협회가 돼야 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구자철 신임회장은 기업경영 마인드를 협회 운영에 이식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는 고객만족이다. 프로스포츠에서 고객은 팬들이다. 팬들의 욕구를 충족해 사랑을 받아야 안정적인 협회 운영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협회 운영은 리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지만, 골프라는 종목 특수성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구 신임회장은 “팬들의 사랑은 협회를 잘 운영하거나 선수들의 플레이가 돋보이는 것만으로는 받을 수 없다. 먼저 다가가서 팬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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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가 환한 미소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구 신임회장은 지난달 26일 KPGA 대의원 만장일치로 고사 위기에 처한 협회와 한국 남자프로골프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는 “현역 선수들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읍소를 하더라. 이들의 선한 눈망울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협회장 후보에 등록했다. 대의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된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골쇄신할 각오로 사랑받는 협회로 끌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직을 젊고 역동적으로 바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첫 번째다. 냉정한 얘기이지만 프로나 아마추어 모두 협회가 재정능력이 없으면 각종 이권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골프에 큰 애정을 갖고 있지만 프로스포츠 단체를 꾸려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규모 등은 기업경영에 비할 바 못되지만 내부적으로 첨예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것은 오롯이 수장의 능력에 달려 있다. 부회장뿐만 아니라 사무국 인선에 신중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경험이 많아서도, 인맥이 넓은 것만으로도, 청렴하기만 한 것으로도 풀어내기 어렵다. 경기인들과 이들 주변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집단들의 이해관계가 이슈에 따라 합종연횡을 거듭하기 때문에 뛰어난 협상가를 사무국에 중용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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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어 최고 인기 스타 답게 수 많은 갤러리 앞에서 티 샷한 최경주. 사진제공 | KPGA

선수들의 얘기를 가감없이 듣는 창구도 있어야 한다. 팬은 어쨌든 선수를 보고 몰려든다. 구 신임회장은 “우선 KPGA 코리안투어 중흥을 위해 최경주 선수에게 부회장직을 맡아달라고 청했다. 최경주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오래 활약한 최경주는 SK텔레콤 오픈 등 코리안투어에 참여할 때마다 선수들의 프로의식과 팬서비스, PGA투어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등을 설파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최경주 장학재단 등을 통한 후배 육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구 신임회장의 경영 마인드와 ‘골프인’ 최경주의 노하우가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면 KPGA도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팬들에 사랑을 받으려면 자주 만나야 한다. 15개 수준인 코리안투어 대회 규모를 20개로 늘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다는 게 구 신임회장의 첫 번째 구상이다. 구 신임회장은 “임시방편이 아닌 장기적, 안정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내년 3월경이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