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만원 관중 이룬 두산과 한화의 잠실 경기
지난해 5월 25일 2019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야구 티켓의 용도를 야구 관람으로 한정지으면 답을 찾을 수 없다. 낮은 객단가를 탓하기에 앞서 티켓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부터 강구해야 한다. 적자구조 탈피를 위해선 구단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티켓 판매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KBO리그 구단들은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낮은 티켓 가격부터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해외 스포츠리그와 KBO리그의 객단가는 차이가 크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구단 자료를 종합해 평균가격을 책정한 것에 따르면 2019년 KBO리그 객단가는 1만1781원이다. 지난해 ML(메이저리그) 객단가 32.99달러(약 3만9800원)보다 3배 이상 저렴하다. ML의 경우 관중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객단가는 상승곡선이다. 2006년 객단가는 22.21달러, 2009년 객단가는 26.64달러였다. KBO리그도 상승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폭이 좁다. 구단이 자체적으로 객단가를 높였다기보다는 신구장 효과가 컸다. 객단가 1만원 시대를 연 2016년(1만443원)에는 고척돔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이 객단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계권료가 2·3배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야구장 객단가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물론 마냥 티켓 가격을 올릴수도 없다. 2016년에 개장한 고척돔 사례에서 드러나듯 높은 티켓 가격이 수익과 직결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키움 홈구장 고척돔은 지난해 객단가 1만6267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관중수와 티켓수익으로 계산한 수치로 실제 티켓 평균 가격은 이보다 비싸다. 실제로 고척돔 1층 내야석인 다크버건디석의 가격은 주중 1만7000원, 주말 2만5000원이다. 객단가 2위인 잠실 LG 홈경기(1만3654원), 3위인 잠실 두산 홈경기(1만3393원)보다 3000원 이상 비싸다. 지난해 관중수에서 LG가 100만400명, 두산은 98만3474명으로 관중수 1·2위에 오른 반면 키움은 45만3886명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6304명이 고척돔을 찾았는데 이는 객단가가 고척돔보다는 낮았던 목동구장 시절보다 저조한 수치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동안 목동구장 평균 관중수는 7614명이었다. LG·두산의 잠실 경기와 키움 고척 경기의 산업가치 차이가 큰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티켓 가격이 관중동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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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가 피규어 패키지석 구매자에게 증정한 선수 피규어. | LG 트윈스 제공

결국에는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팬들이 선호할만한 굿즈로 관중을 유도하는 것도 야구 티켓의 가치를 높이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LG는 목요일과 일요일 경기 잠실구장 1루측 두 블록을 선수 피규어 패키지석으로 지정했다. 주중 3연전 중 가장 관중수가 적은 목요일과 주말 3연전 중 가장 관중수가 적은 일요일을 타깃으로 삼아 패키지석을 구입한 관중들에게 한정 피규어를 선물했다. 티켓 가격은 정가보다 4000원 가량 비쌌지만 피규어 패키지석은 수차례 완판됐고 티켓 판매율은 오히려 올라갔다. 수원 KT 위즈파크처럼 수원 지역 유명 음식점을 야구장에 배치하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이다. KT는 1군 첫 해였던 2015년부터 부지런히 수원 유명 음식점을 야구장에 배치했고 위즈파크는 야구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야구는 3시간이 소요되는 복합 콘텐츠 사업이다. 관중들이 원하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경기 외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야구 티켓의 가치도 올라간다. 구단이 팬의 니즈를 뚜렷하게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면 객단가 문제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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