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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까까-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제공|룬트갤러리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현대미술가에게 재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재료가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은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김은 작가는 형형색색 과자를 이용해 대규모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룬트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까까-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전시 공간을 알록달록한 뻥튀기 과자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뻥튀기 과자로 원피스 모양을 완성해 마치 전시장에 커다란 원피스가 펼쳐져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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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까까-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제공|룬트갤러리

김은 작가는 “나는 작업을 진행할 때 시간에 대한 의미를 조금 달리 생각한다. 새로운 시각과 예술의 재료와 역할의 본성에 대한 생각으로 실험했다. 오늘을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 완료형으로 바라보며 작업했다. 하나의 작업, 전시들은 나의 삶의 점(Dot)이 된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을 듣고 보면, 동그란 뻥튀기 과자 하나하나가 삶의 점과도 같다. 기쁘고 슬픈 점점의 날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인생과 닮았다.

전시 제목인 ‘까까’는 과자를 의미하는 유아어다. 최근 딸을 낳아 딸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느낀 작가 개인의 경험이 담겨있다.

김은 작가는 “딸 서은이의 탄생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어린 시절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을 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딸을 통해 잊어버린 자신의 어린시절을 만나는 것같은 경험을 하게 된 작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렸다.

김은 작가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너의 머릿 속 한 조각의 천공(하늘)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걸 풀어 설명하자면, 겉으로 보기엔 우리는 잊고 있는 것 같아도 마음 깊은 곳에서 여전히(영원히) 이전의 기억들을 모두 알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커가면서 잊어버리는 기억, 일종의 동심, 까마득한 옛날, 혹은 지난날들에 대한 등을 작품 속에 담았다”고 말했다.

전시는 29일까지.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