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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내 무대 30년만에 처음 본 아내, 전화번호 달라더라.”
가수 양준일이 진솔한 이야기로 두번째 토크쇼를 채웠다. 모든 게 낯설고 어렵기만 했던 데뷔시절, 첫눈에 반했던 아내와의 사랑이야기, 고단했던 미국생활, 그리고 30년만에 꿈같은 컴백까지 오늘의 양준일을 만든 마디마디의 이야기였다.
2일 방송된 MBC토크쇼 ‘배철수 잼(Jam)-양준일편’ 두번째 이야기에서 양준일은 과거 가요계에서 겪었던 일들을 털어놨다.
그는 위계질서가 심했던 과거 가요계와 방송사의 터무니없는 갑질로 외로운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에게 차가웠던 것은 아니다. 고 신해철을 비롯해 노사연, 민해경 등 여러 가수들이 그를 챙겨줬노라고 했다.
그는 “당시에는 노사연 누나가 왕누나였다”며 “노사연 누나가 날개 밑으로 덮어주셨다”면서 내성적인 그를 보듬어준데 감사를 전했다.
신해철이 “방송국 들어오면 인사 깍듯이 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기도 했던 일화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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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로 가수 활동을 접었던 그는 V2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다.
데뷔 당시 단발머리에 미소년같았던 그는 V2로 변신하며 몸을 키우고 짧은 금발 머리로 변신했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일만큼 외모에도 신경썼지만 결국 이 역시 소속사와 갈등 등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실질적인 활동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접게 됐다고 밝히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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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버팀목이 되어준 아내와의 첫 만남도 떠올렸다.
그는 “온라인 채팅으로 만나게 됐다. 첫 만남 때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실망할까 봐 두려워 지하철 계단 아래서 한참 망설였다”면서 “그러다 만났는데 정말 첫눈에 반했다. 사진보다 훨씬 예뻤다”며 웃었다.
그는 “당시 아내는 내가 가수인지 몰랐고, 활동하는 모습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실제로는 이번에 ‘슈가맨’에서 처음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본거다”라고 말했다.
배철수가 아내의 반응을 묻자 “전화번호 달라고 하더라”면서 크게 웃음을 지었다.
2001년 V2 활동을 끝낸 그는 일산에서 영어 공부방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아내가 임신하면서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가장이 된 그는 창고 정리, 청소, 서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고단한 삶을 이어왔노라고 했다.
JTBC‘슈가맨’을 통해 매일을 꿈처럼 보내고 있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팬덤에 대해 “당장에 서빙 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인기로 먹고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를 박살낼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며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롱런을 원하지 않는다. 팬들이 원하는 만큼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