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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가 복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빕은 최근 ESP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하빕은 “9월이면 복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하빕은 당초 오는 19일(한국시간)에 열릴 예정이었던 UFC 249에서 토니 퍼거슨을 상대로 3차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조국인 러시아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오 모든 입출국을 금지하면서 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하빕이 탈락하면서 토니 퍼거슨과 저스틴 게이치의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으로 메인이벤트가 변경됐지만 이마저 미국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회 자체가 무산됐다.

하빕이 자신의 복귀 시점을 9월로 예상한 것은 이슬람교의 금식기간인 라마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내 자치구 다게스탄 출신인 하빕은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다. 매년 라마단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도 라마단을 행한 후 9월 중동 아부다비에서 더스틴 포이리에와 2차 방어전을 펼쳤다. 결과는 하빕의 서브미션 승으로 끝났다.

올해의 라마단은 오는 23일 시작해 5월 23일 종료된다. 말 그대로 단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빕은 ESPN과의 인터부에서 단식 후 45일 정도가 지나야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마단 이후 45일이면 7월 3일이 되지만 파이터들은 보통 8주간의 훈련을 소화하므로 대략 9월로 넘어가게 된다.

하빕이 9월에 복귀한다면 UFC로서는 다양한 카드를 내밀 수 있다. 토니 퍼거슨과의 매치도 가능하다. 워낙 팬들이 두 선수간의 대결을 원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 퍼거슨과 게이치의 대결도 유효한 상태지만 흥행면에서는 하빕과 퍼거슨의 대결이 한층 우위에 있다. 특히 이번에 연기된 UFC 249 까지 하빕과 퍼거슨은 다섯 차례나 대결을 벌이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되는 기이한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에는 하빕의 갈비뼈 부상으로, 2016년에는 퍼거슨의 폐 이상으로, 2017년에는 하빕의 신장에 문제가 생겨 취소됐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미디어 이벤트 도중 퍼거슨의 무릎이 찢기는 바람에 취소돼 팬들 사이에서 ‘저주’라는 말이 오가기 시작했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 속에 2년 만에 조우한 두 선수는 이번에는 부상이 아닌 외부요인 즉 코로나19로 취소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기이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만큼 팬들은 두 선수의 대결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하빕은 출국이 어려워지자 퍼거슨을 향해 ‘8월에 붙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대결 의지를 확실히 하기도 했다.

28승 무패라는 무적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하빕, 12연승으로 지칠 줄 모르는 파이팅을 자랑하는 퍼거슨. 분명 세기의 대결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출처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