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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해 굳건히 뒷문을 지킨 LG 영건 필승조가 좀처럼 페이스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재활과정에 있는 김대현은 물론, 정우영과 고우석도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 개막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뚜렷한 과제와 마주하고 있는 LG다.
LG는 24일 잠실 SK전에서 3-4로 패했다. 경기 후반 지난해 필승조 투수 3명이 모두 실점하며 고개 숙였다.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동안 김대현, 정우영, 고우석이 나란히 1이닝씩 소화하며 1실점했다.
이유 없는 부진은 아니다. 김대현은 지난해 10월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평소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던 만큼 올시즌 정상 출장을 위해 서둘러 수술대에 올랐다. 비록 시즌 개막이 한 달 이상 미뤄졌으나 자신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도 김대현은 패스트볼 구속이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140㎞대 후반, 컨디션이 최상일 때는 150㎞이상도 찍었던 구위를 찾지 못한 상태다. 7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대현은 첫 타자 채태인에게 던진 초구가 실투가 되면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대타 윤석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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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은 캠프 기간 투수 중 가장 늦게 불펜피칭에 돌입했다. 시즌 후 어깨에 통증을 느꼈던 만큼 페이스를 늦췄다. 최근 청백전에서도 기복을 보인 정우영은 이날 첫 타자 최정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슬라이더가 정가운데로 몰렸고 최정은 완벽하게 정우영의 실투를 받아쳤다. 정우영 또한 지난해보다 구속과 무브먼트가 감소한 상태다. 강렬한 무브먼트로 쉽게 내야땅볼을 유도했던 그의 장점이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우영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홈런을 맞은 바 있다.
고우석도 연기된 개막일에 맞춰 한 차례 페이스를 늦췄다. 지난달 17일 이천 청백전 투구 중 햄스트링 통증을 느꼈던 만큼 약 2주 동안 실전없이 훈련에만 임했다. 청백전에서도 이재원에게 홈런을 허용했던 고우석은 이날 9회초 첫 타자 김창평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김창평의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구속은 153㎞까지 찍혔으나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다. 이날 교류전에서는 최항을 3루 땅볼로 잡아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린 후부터 밸런스가 돌아왔다. 밸런스를 찾은 고우석은 제이미 로맥을 상대해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선점한 후 패스트볼로 삼진을 만들었다.
LG 류중일 감독은 지난 21일 두산과 교류전 첫 경기에 앞서 필승조 구상을 두고 “대현이와 우영이 모두 아직 올라오지 못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잘 준비시키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 말대로 개막까지는 시간이 있다. 약 열흘이 남았다. LG는 앞으로 교류전 3경기를 치르며 2군 평가전에도 1군 선수들을 보내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뉴 파이어볼러 이상규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지용이 합류했으나 그래도 지난해 필승조가 건재해야 LG가 바라는 양질의 불펜진이 완성된다. 개막까지 LG 과제는 팀의 자랑이었던 영건 필승조 트리오의 정상궤도 진입이 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