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송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아이돌 스타들이 팬들을 향한 마음을 ‘팬송’으로 보답하고 있다.

‘팬송’은 가수들이 팬을 위한 고마움과 애정을 담은 곡을 뜻한다. 서로를 위한 곡을 부르고 들으며, 스타와 팬사이의 끈끈함을 알 수 있고, 스타는 팬송을 통해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밝히고, 팬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존재로 자리하는 애틋한 곡이라 할 수 있다. 아이돌그룹들이 새 앨범을 낼 때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팬송은 과거 1세대 아이돌부터 이어져 왔지만 현재까지도 그 트렌드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팬송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표현법은 다소 달라졌다.

과거에는 조금 더 직접적인 표현법이 대세였다. god의 ‘하늘색 풍선’과 같이 god의 응원 색깔이었던 ‘하늘색 풍선’을 제목으로 가져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듬뿍 담았다. 가사 역시 ‘파란하늘 하늘색 풍선은 / 우리 맘속에 영원할꺼야 / 너희들의 그 예쁜 마음을’ 등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신화의 팬덤 색깔이 주황색을 뜻하는 ‘오렌지’를 비롯해 ‘투게더 포에버’ 등도 대표적인 팬송으로 꼽힌다. 2004년 발매한 ‘투게더 포에버’의 가사는 ‘참 오래됐다. 벌써 6년째네 / 어떻게 시작해볼까 해줄말이 너무 많은데 / 언제나 변함없는 환한 그 눈빛들 / 우릴 지켜주는 믿음 그런 생각들로 힘이 나 / 언제나 변함없이 우릴 지켜봐줘’라며 신화창조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이처럼 1세대 아이돌들이 본인들의 팬덤을 연상시키는 곡들을 발매했다면, 이후로는 갓세븐 ‘고마워’, 나인뮤지스 ‘리멤버’, 뉴이스트 ‘땡큐’ 등과 같이 ‘함께여서 고맙고, 이 순간은 영원히’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곡들이 많아졌다. 이후 팬송은 점점 더 대중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직접적인 제목이나 표현 방식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팬송이라고 설명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사랑 노래로 보일 정도의 곡들도 눈에 띈다. 최근 유닛 결성 15년만에 국내에서 첫 피지컬 앨범을 발매한 슈퍼주니어-K.R.Y.의 타이틀곡 ‘푸르게 빛나던 우리의 계절’은 청량한 제목에서 나아가 감성적인 보컬라인이 돋보이는 곡으로 연인간의 사이라고 풀이할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함께 자리를 지켜준 팬들(E.L.F.)와의 회상의 의미를 담고 있어 더욱 특별한 팬송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 9일 컴백한 우주소녀도 ‘우리의 정원’이라는 수록곡을 실었는데, 이는 멤버 설아가 처음으로 도전한 자작곡이자 팬송이다. ‘우리의 정원’을 줄이면 ‘우정’으로 불리는데 실제 우주소녀의 팬덤명과도 일치한다. 설아는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들었다”며 “너무 팬송처럼 보이지 않게 만드는게 목표였는데 잘 완성된거 같다”고 만족했다. 15일 새 앨범으로 컴백하는 아이즈원도 수록곡에 팬송을 담았다고 예고했다. 아이즈원의 모든 멤버들이 팬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직접 담아 쓴 팬송으로 알려졌다. 팬송에 그룹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스가 증가한 것도 달라진 변화 중 하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팬송이라 하면 과거에는 매니아적인 요소가 강했다. 팬들끼리 듣는 곡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꼭 팬이 아니어도 대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팬송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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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Label SJ,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오프더레코드·스윙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