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직=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파워와 스피드 전부 훌륭하다.”
지난달 30일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를 방출한 키움은 발 빠르게 새로운 자원 물색에 나섰다. 3주 간 탐색기를 거친 끝에 지난 20일 시카고컵스 출신의 내야수 러셀을 총액 53만 달러에 영입했다. 2012년 M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1번)로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러셀은 2년 뒤인 2014년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고, 2015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19년까지 총 5시즌 동안 시카고컵스의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2016~2017년에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해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선보였다. 2016시즌 올스타전에도 선발 출전해 골든글러브 결선 투표에 올랐을 정도로 뛰어났다.
|
ML에서도 유망했던 선수인 만큼 그의 한국행은 최근 KBO리그 내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롯데 주전 유격수 딕슨 마차도(28)와는 벌써부터 ‘ML 출신 유격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2015년 디트로이드에 입단한 마차도도 올해가 KBO리그 데뷔 시즌이다. 빠른 판단력과 넓은 수비 범위, 정확한 송구 등으로 여러 차례 극찬을 받았고 ‘수비형 외인’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경쟁자로 꼽혔지만, 마차도는 축하를 먼저 건넸다. 리그는 달랐으나 지난해 함께 시카고컵스 소속으로 활동하며 얼굴은 익힌 사이다. 당시 러셀은 빅리그에서, 마차도는 컵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다. 그는 “러셀이 어떤 선수인진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KBO리그에 오게 된 것은 축하할 일이다. 키움의 승리에 꼭 기여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경쟁 구도에도 “비교할 건 아닌 것 같다. 러셀의 스타일, 내 스타일이 따로 있다. 각자 좋은 선수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올시즌 KBO리그에는 ML 출신이 또 한 명 더 있다.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이다. KIA 지휘봉을 잡기 직전 러셀의 원소속팀이던 오클랜드에서 3루 코치로 활동했다. 코칭스태프의 시선에서 바라봐도 훌륭한 자원이라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윌리엄스 감독은 “장점이 뛰어나다. 오클랜드 육성 선수로 팜 시스템에 있었을 당시에도 유망주였다. 시카고컵스도 러셀의 장점을 잘 보고 데려간 것”이라며 “파워와 주력 다 뛰어나다. 키움이 영입한 이유”라고 확신했다.
younw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