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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시즌 ‘에이스’ 타일러 윌슨(31·LG)의 구속이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더블헤더 1차전은 LG에 중요한 승부처였다. 지난 19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4연패에 빠지면서 이 경기까지 패한다면 시즌 최다연패에 빠질 위기를 맞았다. 더블헤더의 특성상 1차전 단추를 잘 끼우지 못한다면 연쇄적으로 2차전 운용 폭이 줄어들어 싹쓸이패를 당하기도 쉽다. 기선 제압과 분위기 반전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중요한 일전, LG가 선택한 선발 카드는 ‘1선발’ 윌슨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2회까지 삼자범퇴 이닝으로 순항하는 듯했지만, 3회부터 난타를 당하면서 4회까지 7안타 3사사구를 한꺼번에 기록했다. 2이닝 내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면서 불리하게 볼카운트 싸움을 전개했다. 3회 김하성에게 내준 스리런포가 이날의 결승타였는데, 2B1S 상황에서 던진 144㎞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했다. 지난해까지 140㎞ 후반대의 평균 구속이 나왔던 구종임을 고려하면 투구 내용이 심상치 않다. 이날 윌슨의 최고 구속은 145㎞에 그쳤다.
속구가 잘 통하지 않자 4회에는 변화구를 늘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커브, 체인지업이 제대로 꺾이지 않아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7번 김혜성부터 1번 서건창까지 4연속 안타를 맞았던 결정구는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이날 101구를 던진 윌슨의 포심 구사비율은 21.7%(22구)밖에 되지 않았다. 투심(39구)과 슬라이더(35구)를 많이 던졌고 체인지업(5구)을 살짝 섞었다.
경기 전까지 윌슨의 시즌 성적표는 3승2패 평균자책점 4.18이었다. 지난 2년의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다소 안정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등 개막 직전 준비 과정이 꼬인 탓이 컸다. KBO리그 3년 차를 맞이해 구위보다는 구종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윌슨이 스스로 이를 부정하고 코로나19 영향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개막 후 2달이 돼가는 시점에서까지 페이스가 예년보다 더디게 올라오고 있다. 이날 윌슨은 결국 시즌 3번째 패전이 됐고, 올해 2차례 더블헤더에서 전승을 달리던 LG는 2-5 패배를 당하며 연패 기록을 5경기까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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