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구창모, 주먹 불끈!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7일 문학 SK전에서 2-1로 앞선 7회 병살로 이닝을 끝내며 주먹을 불끈 쥐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신(新) 왼손 트로이카가 탄생할까. 구창모(23·NC)에 이어 김범수(25·한화)까지 각성하는 분위기다.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이상 32·KIA)의 뒤를 이을 새로운 왼손 트로이카 등장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다.

올시즌 구창모의 기세는 엄청나다. 구창모는 지난 18일 열린 창원 KT전에선 7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여전한 구위를 과시했다. 20일 현재 12경기에 등판해 9승무패,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174에 불과하고, 탈삼진도 벌써 92개를 기록 중이다. 현재 다승 공동선두인 구창모는 다승 외에도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워낙 팔 스윙이 빠른데다 공을 늦게 뺀다는 느낌에 릴리즈 타이밍도 빠르게 느껴진다. 140㎞후반대 구창모의 공을 보는 타자들의 체감 속도는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의 제구도 한층 안정돼 구창모는 좀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게 됐다. 2015 2차 1라운드 3순위 유망주 구창모가 단숨에 팀 최고 에이스로 올라섰다.

[포토] 한화 김범수, 나이스~!
한화 이글스 선발 김범수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야수의 병살 플레이에 엄지를 세우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최근 김범수 역시 최근 눈에 띄는 역투를 펼치고 있다. 한화 연고지인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2015 1차 지명된 김범수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화에 아픈 손가락과 같았다.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파이어볼러임에도 제구 불안으로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2018년 7홀드, 지난해 5승이 최고 기록이었고, 평균자책점이 5점 밑으로 내려간 적도 없었다.

그러나 김범수는 올시즌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6(3승5패)을 기록 중이다. 부진으로 불펜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간 뒤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21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KT전(5.2이닝 1실점)에선 개인 한경기 최다인 9탈삼진도 기록했다. 이 경기 후 이튿날 KT 코칭스태프와 타자들은 김범수의 공을 칭찬하느라 바빴다. 백도어 슬라이더를 장착하며 좌·우타 가리지 않고 자신감있게 공을 뿌리게 된 김범수는 이제 송진우~구대성~류현진의 뒤를 이을 한화 왼손 에이스로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창모와 김범수 외에도 삼성 최채흥(25)이 6승(2패, 평균자책점 3.88)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키움 이승호(21)가 평균자책점 6.12(2승4패)로 주춤하고 있지만, NC 최성영(23)이 최근 호투 중이다. 올해 신인 중에는 삼성 허윤동(19)과 LG 김윤식(20) 등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0 2차 1라운드 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정구범(20)도 어디까지 성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망주다. 수준급 왼손 투수가 한 명 더 자리를 잡으면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왼손 트로이카 시대를 다시 열게 된다.

지난해까지 KBO리그는 수준급 왼손 투수를 찾기 힘들었다. 지난 시즌 3년 연속 10승을 거둔 키움 최원태, 17승을 거둔 두산 이영하(이상 23) 등 오른손 유망주들의 성장세와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올시즌 구창모를 필두로 최근 각성한 김범수까지 수준급 왼손 투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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