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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두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시즌 응원 막대풍선이 사라진다. 대신 ‘응원 타월’이 KBO리그 새 풍경을 만들 예정이다.

‘한지붕 두 가족’ 잠실구장에서 LG와 두산의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면 양 팀의 응원 전쟁은 지하철 출구에서부터 시작됐다. 양옆에 늘어선 상인들이 손에 든 막대풍선 색깔에 따라 LG팬들과 두산팬들 사이 경유지도 달라졌다 각각 노란 바탕에 빨간 글씨, 하얀 바탕에 파란 글씨로 디자인된 막대풍선은 2~3000원대로 구단 굿즈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편에 속했다. 구장마다 공기를 넣는 기계가 비치돼 있기도 했지만, 폐활량에 자신 있다면 직접 불어도 돼 사용법도 간단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 막대풍선을 더 볼 수 없을 예정이다. 이미 두 구단의 온·오프라인 공식 쇼핑몰에는 해당 품목이 없어진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 때문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서울특별시가 추진해온 ‘일회용·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서울 연고인 키움까지 세 구단이 모두 대승적으로 뜻을 모았다. 이미 일찌감치 2020시즌부터 막대풍선 교체를 결정했고, 2019시즌 가을야구부터 일반 풍선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사용을 자제해왔다. 마침 그 시기 구단 공식 쇼핑몰과 구장 주변 노상에서 판매하는 막대풍선 15개 중 12개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며 퇴출에 탄력이 붙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성형할 때 사용하는 물질로, 호르몬을 교란해 신장을 손상하고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키움 공식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막대풍선에서는 기준치의 10배에 해당하는 카드뮴이 검출되기도 했다.

롯데타월_롯데
제공 | 롯데

올해부터는 ‘응원 타월’이 대세로 떠올랐다. 얼핏 봐서는 축구에서 일반적인 ‘응원 머플러’의 형태이지만, 그보다는 보급형에 가까운 품질에 가격을 낮췄다. 최저 4000원(키움)에서 최대 6000원(LG·두산) 정도로 기존 막대풍선 가격에 비해서는 단가가 있지만, 팬들이 구매하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으로 맞췄다. 각 구단의 응원단도 타월을 기본 응원도구로 설정해 새로운 응원 동작을 마련했고, 코로나19로 리그가 무관중 진행되는 동안 마케팅팀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이를 홍보해왔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도 올해부터는 ‘응원타월’이 자주 활용될 예정이다. 롯데는 응원 막대를 주로 사용하는 팀이 아니었으나, 7회 이후 주황색 비닐봉지를 쓰며 함께 ‘부산 갈매기’를 부르는 게 가장 대표적인 풍경이었다. 롯데 역시 지역자치단체 환경 보호 권고를 받아들여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로 했고, 대신 빨간색 타월이 구단 공식 응원 도구로 선택했다. 28일 NC전을 타월 응원을 소개하는 ‘타오른데이’로 지정해 새 응원문화 정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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