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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요즘 차들 다 좋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과 얘기하다 보면 “그래도 세단은 벤츠 S클래스가 최고”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세계적인 명차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서도 그 사랑이 남다른데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의 2020년 상반기 데이터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상반기 3만6494대를 판매(등록 기준)하며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다. 단일 차종으로는 벤츠 E클래스가 상반기 1만4646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GLC의 판매량도 만만찮다. 올 상반기 GLC는 4139대 판매돼 신차등록 수입 승용차 6위를 차지했다. 특히 GLC 300dms는 7080만원부터 시작해 프리미엄 SUV치고는 가격이 아주 부담스럽지 않은 차량이다. 게다가 SUV 차량답게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해 벤츠 마니아들과 SUV 선호 고객을 모두 아우르기에 제격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의 정식 명칭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이다. 1991㏄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대 258마력을 자랑한다. 제로백은 6.2초, 도심·고속도로 복합연비는 9.7㎞/ℓ로 표기돼 있다.
전면의 LED 헤드램프와 그릴 한 가운데 큼지막하게 아로새겨진 벤츠 엠블럼은 언제 봐도 멋있다. 크롬 장식이 너무 과하지 않고 고급스러움을 뿜낸다. 엠블럼이 한 몫 크게 거들고 있지만 모던하고 중후하다는 느낌과 딱 들어맞는 외관이다. 내부 곳곳에 우드 마감을 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알루미늄 피니시 러닝 보드를 장착해 차량 승하차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도 높였다.
내부에 앉으면 사실 다른 차량들과 조작버튼 등의 위치가 많이 다르다. 특히 컬럼식 기어를 자주 접하지 않다 보니 주행 중 기어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실수를 했다. 그러나 오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부분이고 대신 센터페시아가 단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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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지능형 음성 인식을 통해 차량 내 기능들을 작동시키고 날씨 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특히 큼지막한 터치패드,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 패널을 조합해 사용할 경우 시선을 앞에서 떼지 않고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대한 걷어낸 듯한 인상이다.
선명하고 반응속도가 빠른 터치스크린은 시인성이 무척 우수하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다소 실망스러운데 검색된 경로 화면이 복잡하고 몇몇 주소지의 경우는 검색되지 않았다. 티맵이나 카카오내비에서 나오는 주소를 찾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증강현실 HUD는 대만족이었다. 매우 선명하고 꼭 필요한 정보만 보기 좋게 상단 유리창에 띄워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차선이탈방지와 전방충돌주의 경고였다. 차선을 벗어나거나 앞차와 급격히 가까워지면 명확하고 빠르게 경고해준다. 빗길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면서 몇 번이나 도움을 받았다.
도어 쪽에 마련된 시트 조절 레버는 매우 고급스럽고 시트 착좌감도 우수하다. 가속감과 정숙성도 매우 우수해 모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너무 말캉거리지도 않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딱 중간의 승차감을 느끼게 해줬다.
에코·컴포트 모드는 주행감이 부드러워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적고 스포츠 모드는 가속력이 향상되며 핸들이 보다 단단해진다. 가속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지만 2000㏄ SUV로는 일상 주행에서 크게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현대·기아차와 비교하면 다양한 부가기능이 부족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GLC 300은 자동차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의 성능이 평균치를 웃돈다.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이 누락된 것은 아쉬웠다.
GLC 300 4MATIC의 가격은 7110만원. 전반적으로 벤츠 차량의 특성을 잘 살린 합리적인 SUV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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