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원
심종원. 제공 | 심종원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훈련을 많이했다. 긴장감은 전혀없다.”

거포였던 아버지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수화기 넘어로 들려온 심종원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충만했다.

KBO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심정수의 첫째 아들 심종원은 오는 9월 7일 열리는 해외 출신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어릴적부터 미국에서 생활한 심종원은 현재 애리조나 크리스천 대학교 4학년이며 올해 졸업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심종원은 KBO는 물론이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이력이 없다. 해외에서 순수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다. 심종원을 관리하고 있는 해피라이징은 “우투좌타인 심종원의 신체조건은 180㎝에 78㎏이며, 주포지션은 우익수고 외야 모든 곳에서 수비가 가능하다. 장점은 아버지를 닮은 파워와 강한 어깨, 그리고 발도 빠른 편”이라고 소개했다.

트라이아웃 준비를 위해 한국에 들어온 심종원은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현재 실내연습장과 인천 동산고를 오가며 맹훈련 중이다. 11일 연락이 닿은 심종원은 “강남에 있는 실내연습장에서 타격 훈련과 송구 훈련 등을 하고 있다. 헬스도 전담 트레이너와 함께 진행 중이고 인천 동산고에서도 훈련을 한다”며 트라이아웃 준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고되지 않냐는 말에 “야구만 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없다”는 다부진 대답이 돌아왔다. 심종원은 “수비 훈련 때문에 동산고에서 훈련을 하는 건데 최근 비가 많이 와서 실내 훈련 위주로 할 수 밖에 없어 아쉽다.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종원
심종원. 제공 | 해피라이징

미국에서 야구를 했던 심종원이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건 순전히 KBO리그에 대한 관심과 열정 때문이다. 아버지가 KBO리그에서 한 획을 그었기에 친숙하기도 하지만 도전의식이 심종원의 피를 끓게 만들었다. 심종원은 “KBO리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컸다. 아버지가 활약한 무대에서 나도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심종원을 위해 가족들은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역시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동생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심종원은 “거의 매일 통화한다. 야구 관련 대화를 많이 한다. 서로에게 배울 게 많다. 동생은 장거리 타자고 나는 중장거리 타자이기 때문에 동생에게 힘을 키우는 법을 배운다. 반면 동생에게는 스피드를 높이는 법을 알려주면서 서로 상부상조한다”고 밝혔다. 아버지 심정수는 정신적 지주다. 심종원은 “무슨일이 있든 항상 자신감이 가지라고 말씀하신다. 모든 스포츠에서는 훈련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다”면서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말을 가슴속에 품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해외파 트라이아웃을 통해 프로무대에 입성했고,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하재훈(SK), 이학주(삼성), 이대은(KT)은 심종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세 선수 모두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KBO리그에 도전한 것 아닌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심종원은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제 남은 기간 훈련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짧은 시간에 모든 걸 보여주기 위해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훈련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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