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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야구계는 한국대학야구연맹이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선수에게 2학년을 마친 뒤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주는 이른바 ‘얼리 드래프트’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인 것에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난제가 가득해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많지만 선수 수급 루트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관계자는 18일 “얼리 드래프트 도입 필요성은 수 년전부터 논의했던 주제다. 학생 선수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요즘은 고교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하면 선수로는 사실상 실패한 인생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대학에서도 기량을 끌어 올려 프로에서 주축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 대학진학을 꺼리는 선수들의 마음을 돌리면 대학 입장에서도 우수한 선수들을 뽑을 수 있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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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도 논의를 했던 사안이다. A단장은 “아마쪽에서도 몇 차례 논의를 했지만 대학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B단장 역시 “대학선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취업준비를 최소 두 번 할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자신을 돌아볼 계기도 되고, 어쨌든 대학야구가 활성화돼야 고교야구 경쟁력도 강화된다. 성인이 될수록 활동할 무대가 넓어야 아마추어 저변이 건강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우선 연맹 대표자(감독)회의에서 의결하면, KBSA에 정식 요청을 해야 한다. KBSA는 내부 논의를 거쳐 KBO에 안건을 상정하는데, KBO는 각 구단 스카우트팀장 회의에서 1차 논의를 한 뒤 실행위에서 다뤄야 한다. 이 과정에 어떤 목소리가 나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C단장은 “대학쪽에서 요구하는 바가 각기 달라 프로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전에도 소위 보상 문제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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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장에서는 선수 한 명을 빼앗기는 셈이라 2년간 육성하는데 든 비용을 어느정도는 보상받고 싶어 한다. 결원이 생길 경우 이를 어떤 방식으로 충원할지도 논의해야 한다. 대학도 철저한 비지니스로 접근하기 때문에 각 대학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KBSA와 KBO, 실행위 관계자들 모두 “대학에서 얼리 드래프트 제도 도입을 요청하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의지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KBO리그 현실을 고려하면, 각 대학이 상식선의 보상을 요청하면 어렵지 않게 타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