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또 심판의 오심에 승패가 결정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KIA는 지난 22일 고척 키움전에서 심판 오심 속에 3-4로 역전패했다. 8회 아쉬운 상황이 벌어졌다. 8회 1사 후 장현식이 키움 이정후에 맞은 2루타성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KIA 중견수 김호령이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글러브 끝에 걸렸는데 심판진은 공이 빠져 담장에 맞은 뒤 다시 잡은 것으로 판단해 안타를 선언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바로 그라운드로 나가 판정에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느린 중계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김호령의 글러브에서 공은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KIA는 비디오판독 기회 2번을 앞서 모두 사용했다. 2회말 전병우의 도루 때, 7회 김규성의 견제사 때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흔들린 장현식은 다음 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웅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1사 1,2루에서 허정협에게 역전 3점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KIA는 오심과 연계된 실점 속에 5연패 늪에 빠졌다.
심판이 먼 외야에서의 포구 상황을 육안으로 확실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오심을 한 최수원 2루심은 경기 당시 판정에 확신을 가졌다고 했지만 경기 후 잘못을 인정했다. 본인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스스로 비디오 판독을 해 오심을 막을 수 있지만, 올해부터 심판 재량 판독은 없어졌다. 지난해 구단의 신청과 별도로 경기당 1회에 한해 심판의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없앴다. 이번 8회 상황에서도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이 가능했다면 ‘심판 판정으로 승패가 뒤바뀌었다’는 논란을 막을 수 있었다.
이미 두산 김태형 감독도 “감독 입장에선 애매한 경우 비디오 판독을 했으며 한다. 그런데 판독 범위를 확대하는것 보단, 심판이 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4심 합의를 하든 심판진이 사실확인을 위해 판독요청을 하는게 나을 것 같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심판도 사람이다. 실수를 할 수 있다.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구축해 2번의 기회를 각 구단에 부여했다. 하지만 심판 역시 애매한 경우 스스로 판독을 진행해 바로 잡으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해서 판정을 바로 잡는 게 심판의 권위를 깎는 게 아니다. 구단과 팬들의 믿음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