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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SNS 캡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자신의 SNS에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다. 해당 글은 사실상 의사를 노고를 부정하며 간호사를 치켜세우는 내용이어서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 사이를 편가르기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문 대통령이 과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고맙다’고 했던 바도 재조명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자신의 SNS에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글에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2만여개 댓글이 달렸고 실시간으로 댓글이 늘어나고 있다. 평소 문 대통령의 글에 1000~2000개의 댓글이 달리는데 이번엔 평소 대비 10배 많은 수준이다. 대다수 댓글이 문 대통령의 글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한 나라를 이끄는 수장이란 사람이 분열을 조장하고 의도가 뻔히 보이는 글을 올리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싶다.” “지금도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다. 당신의 칭찬이 전려 감사하지 않다. 지금 선을 넘으신 것 같다.”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많은 분들 수고하신 것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 의사도 그 누구보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의사는 국민이 아니라는 선언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 참담하다.”

불똥이 가수 아이유에게 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글에서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며 아이유의 선행을 치하했다.

이에 아이유 팬들은 성명을 내고 “지난 7월 31일 아이유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한간호협회에 1억원 상당의 아이스조끼 약 4600벌을 기탁했던 부분”이라면서도 “아이유는 지난 2월 대한의사협회에 의료진들을 위한 1억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만 기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글에서 파생될 수 있는 오해로부터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대필자가 썼을 것이란 대필설이 도는가 하면, SNS를 해킹당했을 것이란 해킹설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의 “고맙다”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날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당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겨 논란이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문 대통령에게 실망한 3가지 이유 중 하나로 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 사건을 꼽은 바 있다. 진 교수는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나는 그 말의 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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